산업 산업일반

'빅 브러더' 닮아가는 IT공룡들

트위터·페이스북·애플 등 개방·협업 대신 독점강화<br>개인정보 수집에 열 올려 개발·이용자들 위에 군림


개방과 협업을 모토로 한 웹 2.0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이 최근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거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등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러더(Big Brother)'처럼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개발자와 이용자 위에 군림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15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개발자들과 함께 성장해온 트위터는 최근 자체 서비스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는 올 들어 리서치인모션(RIM)과 함께 블랙베리용 트위터 앱을 출시한 데 이어 아이폰용 트위터 앱 서비스 업체인 에이트비츠를 인수하며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9월에는 서비스 개편을 통해 이용자들이 트위터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거나 관련 글 등을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공개를 통해 다수 개발자의 참여를 이끌었던 트위터의 본래 방침과는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글화된 트위터(twtkr)를 서비스하는 드림위즈의 박순백 부사장은 "일본에는 트위터 관련 서비스를 통해 공개 상장한 회사도 있고 전세계적으로 3,000개 이상의 업체들이 트위터를 기반으로 생존하고 있다"며 "이런 트위터가 최근 수익모델 개발을 위해 자체 페이지뷰를 늘리고 개발자와의 협업을 추구하기보다 그들보다 우위에 서서 경쟁하는 '갑'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과 애플은 오픈마켓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개발자와 이용자 위에 군림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우리 정부의 게임 사전심의에 반대하며 국내 안드로이드마켓과 앱스토어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일방적으로 삭제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이용자가 스마트폰용 게임을 하려면 등록계정을 홍콩이나 미국 같은 다른 국가로 설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사전심의 규제 철폐를 요구하고 있지만 관련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오픈마켓이 언제 열릴지는 기약이 없다. 결국 구글과 애플의 결정에 달린 것이다. 이외에도 애플은 5월 엠넷과 벅스의 음악 관련 앱에 대해 결제수단을 문제 삼아 앱스토에서 무단 퇴출시키며 관련업체들의 반발을 샀다. 현재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또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갑의 위치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개인정보 문제와 관련해서도 글로벌 IT기업들은 많은 의혹을 사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 3만명은 5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노출한다며 집단 탈퇴했으며 8월에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시민단체들이 페이스북 위치정보 서비스의 사생활 침해 문제를 제기했다. ACLU 소속의 니콜 오조는 "페이스북이 보호조치를 취했지만 사생활 침해를 막는 데 실패했다"며 "페이스북 가입자들이 개인정보 관련사항을 변경하지 않으면 지인들이 가입자의 위치나 방문장소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구글은 최근 실사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 뷰'와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며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구글 측은 스트리트 뷰 촬영과정에서 수집된 개인정보는 무의미한 정보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경찰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대 플랫폼을 가진 글로벌 IT기업의 정책을 개발자와 이용자는 별 수없이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정책을 비난했던 IT기업들이 요즘은 그를 뛰어넘는 빅 브러더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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