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추정영업이익이 실제 실적과 1조원 넘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지난해 2·4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상대적으로 정확한 예측 능력을 보여 국내 증권사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4·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9조2,730억원에서 많게는 9조9,13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8조3,000억원에 그쳐 크게 빗나갔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8조원 중반에서 8조7,800억원을 전망해 상대적으로 정확한 실적 전망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 전망을 놓고도 토종 증권사들과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렸지만 결국 외국계가 정확한 예측을 했던 것으로 판명 난 데 이어 또다시 '완패'를 당한 셈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된 이유로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지나친 낙관주의와 해외 법인 인센티브 누락을 꼽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현실적으로 대기업과 증권사의 관계가 갑을관계에 처해 있다 보니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번 삼성전자 실적에는 20주년 성과급 부분이 큰 변수로 작용했다"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법인 성과급만 반영한 곳이 많아 해외 법인의 성과급을 놓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해외보다 규모가 작다 보니 강한 매도 신호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은 헤지펀드가 많아 매도 신호도 강하게 보내달라는 고객사들의 요청이 많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 롱온리(매수 일변도)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강한 매도 신호를 보내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실적쇼크에도 불구하고 전일 대비 불과 0.23% 하락한 13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