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친 이어 '사랑과 야망' 출연 남승민

"촬영하면서 아버지 생각 많이 납니다"

아버지의 대표작을 아들이 이었다. 20년 전 '사랑과 야망'이 MBC에서 방영될 당시 냉철한 태준 역으로 시청자에게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긴 고 남성훈의 아들 남승민(28)이 2006년판 '사랑과 야망'에 출연한다. 남승민은 곽영범 PD와 김수현 작가가 손잡고 20년 만에 리메이크하는 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태준(조민기 역)의 대학 학보사 후배 두식 역으로 4회(12일)부터 얼굴을 비쳤다. 원래는 다른 사람이 두식 역을 맡기로 돼 있었지만 제작진이 연기에 대해 흡족하게 생각지 않았던 탓에 남승민이 갑작스레 드라마에 합류하게 됐다. "지난주에 갑자기 새벽 1시에 제작진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급해서 연습도 못하고 촬영부터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감회를 느낄 틈이 없었는데 오늘 두번째 촬영을하니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네요." '사랑과 야망'은 남승민에게도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사랑과 야망'의 태준 역으로 큰 인기를 모을 때 어린 남승민은 집에서 VTR로 매회 모두 녹화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드라마 내용을 다 기억해요. 아버지께서 꼼꼼하셔서 항상 집에 오시면 모니터링을 하셨거든요. 당시엔 비디오가 귀했는데 제가 녹화를 다 했어요." 녹화를 하면서 아버지가 연기하는 태준을 볼 때만 해도 남승민은 후에 '사랑과야망'이 다시 만들어져 자신이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의사가 되고 싶어 의대 진학을 꿈꾸던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작스럽게 결핵에 걸려 140일이나 결석을 하게 됐고 졸업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던 것. 원하던 의대 진학이 어려워지고 친구가 여분으로 들고온 원서를 우연히 넘겨받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진학하면서 연기자의 꿈이 서서히 구체화됐다. "아버지가 연기하시는 게 좋아보였어요. 연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미친놈'이라고 한마디 하시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큰나무셨던 아버지를 너무 가까이서 봐서 그 나무가 얼마나 큰지를 몰랐던 것 같아요." 예술종합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해 장학금까지 받고 다니다 본명인 '권용철'로 1999년 데뷔해 지금까지 SBS '완전한 사랑'과 '소풍가는 여자'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지난해 MBC '영재의 전성시대'에 출연하면서부터는 발음이 쉽지 않은 본명 대신아버지 예명의 성을 따 남승민으로 이름을 바꾸고 아버지처럼 큰나무로 자라기 위해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조연이지만 지금의 출연진이 20년 전과 한 명도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사랑과 야망'으로 연결되는 부자의 인연이 남다르다. '사랑과 야망' 촬영을 위해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서면 말할 수 없는 기분에사로잡힌다. 비슷한 교복을 입고 태준을 연기했던 아버지 생각이 밀려와서다. "제가 입고 연기하는 대학교 교복이 20년 전 드라마에서 아버지가 입으셨던 교복과 비슷해요. 직접 입으셨던 건 아니고 같은 역을 맡은 것도 아니지만 교복을 입고 거울을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어요. 우선 맡은 역을 최선을 다해끝내고 아버지 생각을 많이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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