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투자 중심에서 내수소비 중심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틀면서 중국 관련 소비주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화장품·음식료·쇼핑·인터넷·게임 등 중국 수혜주로 각광 받았던 소비 관련주들이 고평가 논란에서 벗어나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5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통해 경제성장 목표를 7%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인 7.5%에서 대폭 낮춘 것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목표치를 밑돈 7.4%를 기록하며 2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7%로 낮추자 시장에서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중국 상하이지수는 전일 대비 0.95% 하락했고 홍콩H지수 역시 1.21%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장률 하향 조정에 대해 심각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은 전통적으로 전인대를 긍정적으로 해석해왔다"며 "중국 주식시장의 전인대 이후 1개월간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치러진 전인대 15차례 중 11차례나 주가가 상승하면서 높은 주가상승 비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중국 주식시장이 전인대 이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 이유로 중국 지도부가 전인대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 구조개혁, 신성장동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책기대로 연결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에도 중국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중국이 강조해온 저성장과 감속성장을 토대로 한 '뉴노멀' 기조를 공식화한 셈"이라며 "성장 목표를 낮추면서 대신 경제체질을 개선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를 반영해 성장률 목표를 낮췄지만 실업률·재정적자율·수출입총액 등의 목표를 고려할 때 올해 중국 정부의 정책기조는 경기부양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안정적인 성장을 택한 만큼 이에 따른 수혜주에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정책 전환으로 중국 소비재 수혜주들이 다시 한 번 부각될 것"이라며 "관련주들이 지금까지 상승을 지속하며 밸류에이션상 부담이 있지만 중국 경제가 내수소비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중국 소비 관련주 대부분이 상승했다. 코웨이는 1.29% 올랐고 에이블씨엔씨(2.81%), 베이직하우스(3.61%), 락앤락(3.60%) 등이 상승했다. 한편 후강퉁 개막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직접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중국 정책으로 수혜를 받을 중국 종목들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중국 정책 변화로 댐 등을 만드는 수리공사 업종과 신에너지 관련주, 교통, 물류, 인터넷 금융, 민영 의료 관련주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