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금리 시대에 맞게"… 변신하는 ELS

손실 진입 구간 낮추고… 조기상환 기간 앞당기고…

고객들 시중금리 두배로 만족… 안정성 중시 상품 출시 잇달아


금융투자상품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르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저금리 시대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금리시대에 매력 있는 상품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만기·수익률, 손실진입 구간(녹인) 등을 다변화해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자신의 투자성향과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각 ELS 상품들이 제시하는 수익률·만기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한다면 유용한 분산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시대에 맞게 손실진입 구간을 낮추거나 만기를 줄여 안정성과 수익성을 달리한 ELS가 잇달아 발행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녹인을 42%로 낮춘 '미래에셋 제6812회 스텝다운 ELS'를 출시했다. 만기일까지 기초지수가 58% 이상 빠진 적이 없다면 약정된 수익을 제공한다. 이 상품의 특징은 녹인구간을 40%대로 대폭 낮추면서 수익률도 5%로 낮췄다는 점이다. 녹인기준이 낮으면 낮을수록 기초지수가 손실진입 구간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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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35~45% 수준에 녹인이 형성된 ELS상품이 더러 있었지만 이들은 7% 내외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했다. 게다가 대부분이 안정성이 더 높은 노녹인(만기일에 손실진입 구간 시작점을 넘기기만 하면 약정된 수익을 제공) 구조의 상품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기준금리가 석 달 사이 두 차례나 인하되자 증권사들이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중 금리의 두 배 수준 수익에 만족하면서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김경호 미래에셋증권 파생상품영업팀 차장은 "금리가 대폭 인하되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정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해졌다"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7%를 중수익의 기준으로 삼았지만 요즘은 '시중금리의 두 배만 줘도 좋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어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초기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할 수 있지만 높은 안정성에 매력을 느끼는 투자자들의 수요는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기간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손실 위험성은 다소 높더라도 조기상환 기간을 앞당겨 재투자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있다. 연 7%대의 수익도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조기상환 주기를 3개월로 줄인 '하나대투증권 ELS 4938회'을 선보였다. 만기는 1년6개월이며 녹인은 60%로 높지 않은 수준에 형성됐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한 달 동안 100포인트가량 빠지고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만기가 짧은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진 것을 반영한 상품이다. 실제 종목형 ELS 가운데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종목형 ELS는 이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조기 상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조기상환 평가일 주기를 3개월로 줄인 ELS를 선보였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이 상품은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연 8%의 수익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ELS의 등장이 저금리 시대에 자산 배분(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엽 하나대투증권 프로덕트솔루션실장은 "저금리 시대에 파생결합증권의 수요가 확대되자 다양한 ELS가 등장하고 있다"며 "ELS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유용한 분산투자 수단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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