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롯데그룹 '충무로 큰손' 부상

'과속스캔들'등 잇단 흥행 힘입어 공격적 행보<br>제작비 100억 투입된 영화 '차우' 배급 결정<br>극장 사업 확대·베트남 이어 中진출 추진도

영화계에 롯데가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오픈한 롯데시네마‘인천관’의 내부전경(왼쪽)과 올 여름 개봉할 한국영화 ‘차우’의 한 장면.

올 여름 개봉할 한국영화 ‘차우’의 한 장면.

보수적으로 영화 사업을 진행하던 롯데그룹이 기존 입장을 바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2000년대 초 영화시장에 뛰어들지만 업계 상황을 주시하며 본격적으로 진출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과속스캔들' '7급공무원'을 연달아 흥행하자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국내영화 '차우'의 배급을 맡기로 결정하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4'의 국내 배급을 담당하는 등 그룹 위상에 걸맞게 '영화계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화 배급 뿐 아니라 극장업에서도 점포를 늘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2위인 쇼박스가 매각설에 휘말리며 주춤하는 사이 롯데가 영화계 전면에 부상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탄탄한 자금과 라인업으로 전면에 나설까 = 영화진흥위원회 1월~4월 영화산업통계에 따르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영화의 관객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146% 증가했다. 지난해 말 개봉해 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과속 스캔들'의 배급을 시작으로 현재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는 '7급 공무원'의 배급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두 영화의 흥행 덕분에 롯데는 최근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엄태웅 주연의 '차우'를 올 여름 성수기에 배급해 개봉 하기로 했다. 롯데가 이렇게 큰 작품을 투자ㆍ배급하기는 처음이다. 하반기에는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을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 '부산갈매기'를 투자ㆍ배급할 계획이다. 개봉을 앞둔 작품들의 라인업도 탄탄하다. 21일 개봉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4'는 관객 반응이 좋아 현 추세가 이어지면 400만~500만명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롯데엔터의 임성규 팀장은 전했다. 아울러 여름 극장가를 노리고 있는 '여고괴담5' 등 기대작도 대기 중이다. 롯데엔터는 올해 한국영화 6~7편 이상, 외국영화 12∼13편 등 총 20여개의 작품을 배급할 계획이다. ◇극장사업 확장, 中도 진출할 계획 = 롯데시네마는 인천·미아·신림 등지에 극장 개관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오픈한 인천점을 포함하면 총 52개관 398개 스크린을 갖추게 된다. 63개관, 504개 스크린을 운영중인 CGV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5월 베트남 호치민과 다낭 지역에 1, 2호점을 개관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 총 6개관 1,400여석 규모의 3호점을 오픈했다. 임 팀장은 "베트남 뿐만 아니라 중국진출도 추진 중" 이라며 "앞으로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의 이런 변화에 새로 바뀐 인사도 한 몫 했다고 평한다. 롯데 면세점 상무였던 손광익 대표가 시네마사업본부총괄 전무로 오면서 소극적이었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케팅 전문가답게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롯데의 이런 행보에 주목하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영화 관계자는 "롯데는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절대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기업"이라며 "흥행 실적에만 급급해 B급 코미디 영화에만 열중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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