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수침체 골 깊어진다

6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니 소비위축 예상보다 급속 진전<br>수출-내수, 대-중소기업 경기격차도 확대


예상보다 급속도로 진전되는 소비위축 때문에 내수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재판매액은 전년동월비 1.0% 감소해 2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ㆍ4분기 기준으로도 전년동기비 2.5% 증가에 그쳐 1ㆍ4분기의 3.9%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졌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재고가 쌓이고 생산ㆍ출하는 위축되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6월 생산자제품 재고가 전월비 3.6%, 전년동월비 15.9%까지 늘어난 반면 출하는 전월 대비 0.2% 줄어들고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도 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수출용 출하가 전년동월비 10.9% 늘어난 덕에 내수용 출하는 0.4%로 사실상 증가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경기를 6~9개월 선행하는 생산확장지수도 4월 52.7, 5월 49.7, 6월 52.7로 2ㆍ4분기 들어 50 안팎에 머물며 생산활동의 정체를 반영했다. 생산확장지수는 148개 업종 가운데 전월 대비 생산이 늘어난 업종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산업별 생산지수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전반적인 생산활동 확산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2ㆍ4분기 이후 소비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점이 가장 염려된다”며 “소비가 안 돼 재고가 쌓이고 결국 생산까지 위축되는 전형적인 경기하강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실장은 “투자지표도 연초부터 좋지 않았던데다 소비까지 나빠져 내수만 보면 침체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6월에 전년동월비 4.4%로 개선됐지만 1ㆍ4분기는 전년동기비 -0.9%, 4월과 5월에도 각각 -2% 안팎으로 부진했다. 건설투자도 6월 건설기성이 5월(7.7%)보다 둔화된 6.1%, 건설수주는 -23.4%로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내수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업황 실사지수(BSI)’에서는 내수ㆍ중소기업과 수출ㆍ대기업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원자재 수출국으로의 수출 호조와 환율 영향으로 수출기업 BSI는 전월 82에서 85, 대기업 BSI도 87에서 88로 다소 개선된 반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는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소비심리가 나아질 기미도 없어 이 같은 현상은 8월 이후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권 실장은 “수출이 예상보다 좋은 반면 내수는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다”며 “특히 빠르게 악화되는 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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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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