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경기방어적 성격의 내수주들이 실적개선 기대 및 저평가에 따른 자금유입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2,200선을 돌파하던 지난 4월25일(2,216.00)을 기준으로 업종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달 25일 이후 이달 6일까지 2주일간 업종별 주가상승률 1위는 전기가스로 상승률은 11.44%에 달했다. 2위는 통신 업종으로 4.86%, 3위는 음식료품으로 3.94%였다. 이외에 은행이 3.76%, 건설이 3.17%, 운수창고가 1.35% 등이었다. 지난 4월까지 명실상부한 주도주였던 운수장비(-7.69%)와 화학(-9.22%), 전기전자(-1.89%) 업종은 최근 2주 동안에는 급락했다. 앞서 4월11일에서 22일까지 업종별 상승률은 화학(11.77%)이 1위, 운수장비(5.88%)는 2위, 전기전자(3.87%)가 3위였다. 이처럼 대형 수출업체를 위주로 한 자동차ㆍ화학 등 경기민감주에 비해 경기방어적 성격의 내수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단기급등한 경기민감주에 차익매물이 쏟아진 반면 이들 자금이 내수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원화 강세 기조와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해소, 제품가격의 인상 등 최근 국내외에서 내수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국내 무역수지 흑자 확대로 원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화 강세는 외화를 차입하거나 원자재를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은행 등 내수기업에 유리한 국면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부문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게 된 것도 호재다. 재보궐 선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주춤해지면서 기업엔 제품가격 인상의 여지가 생겼다. 지난주 도시가스 가격을 인상했고 조만간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으로 예정된 것이 전기가스 업종의 강세를 불러왔다. 지난 주말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것도 내수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낮추면서 실적기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흘 연속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국내 무역흑자 확대로 기조적인 원화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원화강세 여지는 더 크다. 이 경우 외화를 차입하거나 원자재를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은행업종 등의 내수기업에 유리하다. 내수주에 대한 베팅은 외국인이 빨랐다. 외국인들은 지난 2주 동안에 9,789억원을 누적순매수했는 데 이중에서 건설(1,632억원)ㆍ전기가스(1,136억원)ㆍ유통(1,111억원)ㆍ은행(581억원)ㆍ음식료품(580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운수장비(-5,922억원)ㆍ화학(-773억원)은 순매도하면서 대조를 보였다. 다만 전기전자(4,866억원) 업종은 삼성전자(2,910억원)ㆍ하이닉스(612억원)ㆍLG전자(499억원) 등을 위주로 순매수했지만 별로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1ㆍ4분기 실적발표가 일단락되면서 어닝모멘텀에 힘입었던 수출주들이 주춤했다"며 "원화강세와 제품가격인상에 따른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