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가을의 문화향기 느껴보자

박연우<문화레저부 차장>

[동십자각] 가을의 문화향기 느껴보자 박연우 박연우 금메달 9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9개로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8년 만에 톱 10 복귀에 성공한 2004 아테네올림픽 선수단이 귀국하면서 올림픽 파노라마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온 국민을 ‘올림픽 폐인(?)’으로 만든 아테네올림픽이 끝났다고 실망할 사람이 많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하루가 다르게 높푸른 하늘을 보이고 있는 올 가을, 한반도에는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각종 공연과 대형 전시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계서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현대의 요한 슈트라우스’라는 애칭을 받고 있는 앙드레 류 오케스트라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도 10년 만에 독주회를 갖는다. 어느 해보다 풍성함과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문화계의 가장 큰 이슈는 오는 10월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박물관대회’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ㆍ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가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하는 이번 총회에는 전세계 150여국의 박물관ㆍ미술관 관계자 2,000여명이 몰릴 예정이다. 보통 ‘문화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ICOM 행사 중에는 미술관 갤러리 방문이 공식적으로 잡혀있어 미술계는 일찍부터 전문가들에게 선보일 전시를 기획하느라 분주하다. 지금부터 10월까지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속속 개막되는 전시는 하나같이 놓치면 후회할 특A급이다. ‘ICOM 하이라이트’ 중 제일 먼저 막을 올린 것은 국립현대미술관의 ‘평화선언 2004–세계 100인 미술가’로 지난 7월31일 개막돼 10월10일까지 계속된다. 우리나라 근대미술을 전문적으로 전시해온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미술관은 1900~1960년대 대가들이 금강산을 소재로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그리운 금강산’전을 지난달 18일 개막해 10월 말까지 선보인다. 문화재청 궁중유물전시관은 ‘종묘대제문물(宗廟大祭文物)’을 주제로 한 특별전을 종묘에서 지난달 19일부터 선보여 10월10일까지 연다. 세계박물관대회의 주제인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에 걸맞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종묘대제’를 주제로 종묘대제에 사용되는 각종 제기(祭器)ㆍ악기ㆍ제례복 등 유물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행사 절차와 장면, 종묘제례악과 일무는 영상으로 상영된다. 제기는 용도와 형태에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과 아주 다른 모습으로 세계박물관대회를 찾는 외국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는 것들이다. 문화재청과 한국고미술협회가 함께 진행해 전국 5개 도시를 순회하는 ‘2004 개인 소장 문화재 특별전’ 역시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우리 민족의 저력을 국내외에 보여줄 수 있는 전시다. 대형 국제미술전인 부산 비엔날레 현대미술전이 지난달 21일 개막된 데 이어 광주 비엔날레가 9월10일 개막돼 11월까지 이어진다. 문화의 향기가 살아넘치는 가을이다. 문화는 향유하고 즐기는 자의 것이다. 호주머니 사정으로 아니면 바쁜 일상으로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첫사랑의 추억이 담긴 골목길을 걷고 집 근처 도서관을 찾아가고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가을산책을 느껴보면 어떨까. ywpark@sed.co.kr 입력시간 : 2004-09-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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