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라응찬 회장 불패신화 또 빛났다

막판 과감한 베팅으로 승리<br>최종응찰가 1,000원 높게 지시···하나지주 간발의 차로 따돌려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서 라응찬(68) 회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고, 이에 라 회장의 그룹내 위상이 영향력이 강화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신한지주는 LG카드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하나금융이 막판에 MBK파트너스와 공동입찰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냈고, 우선협상대상자 결과 발표를 며칠 앞두고 하나금융이 최고가를 썼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도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며 담담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LG카드 입찰제안서 접수 마감일인 지난 10일 오후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입찰가를 공란으로 남겨놓은 입찰서류를 들고 산업은행 접수 현장에 가 있던 신한지주 실무진은 전화를 통해 입찰가를 최종 전달받았다. 막판까지 고심하던 라 회장은 당시 실무진이 제안한 가격보다 주당 1,000원 가량 많은 응찰가를 적도록 지시했고, 판단은 적중했다. 신한지주는 6만8,500원선의 85% 물량을 써냈고, 물량 90%에 6만7,500원선을 적어낸 하나금융보다 간발의 차로 가격 면에서 앞섰다. 가격 요소에서 두 기관간 점수차는 1점 이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라 회장은 1938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선린상고를 졸업한 뒤 59년 농협의 전신인 농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4년간 행장 3연임에 지주사 회장 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신한금융지주를 최고우량기업으로 만든 주역으로 꼽힌다. 신한지주의 총 자산은 207조원 규모로, 올 상반기 1조72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라 회장은 조흥은행의 성공적인 통합에 이어 LG카드 인수 성공까지 목전에 둠으로써 47년 금융인생에서 또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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