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아이디어가 통하는 사회

지난해 10월 설립된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사업 초기부터 고객이 몰리며 올해 매출 2,000억, 정직원 500명의 중견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미국 그루폰이 첫 선을 보인 사업모델인 소셜커머스시장은 국내에서도 인기몰이에 성공해 이미 300곳이 넘는 전문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 상거래 방식을 제시한 '아이디어'의 위력은 단순히 해당 사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소셜커머스의 등장은 이미 다양한 파생사업을 탄생시키며 수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를 전문으로 구축해주는 정보기술(IT) 솔루션업체, 여러 소셜커머스의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메타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를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입점시킨 소셜쇼핑사이트 등은 몇 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파생산업이다. 이 같은 소셜커머스의 놀라운 성장세를 지켜보면 왜 다른 분야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할까 안타까울 때가 많다. 소셜커머스의 경우 그나마 미국에서 먼저 검증을 받았기에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에서는 대다수 아이디어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제대로 피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가까스로 투자를 받아도 조금만 실적이 나아지면 상장을 통해 빨리 이익을 챙기고 나가기를 원하는 벤처캐피털의 성화에 시달려 기업 자체가 휘청거리기 일쑤다.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의 간판주자인 휴맥스의 변대규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한국 경제는 구글, 애플과 같이 혁신을 이룬 기업의 등장여부에 따라 미국처럼 성장할지 아니면 일본처럼 정체될지 결정될 것"이라며 "한국도 여러 측면에서 자칫 일본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많은 이들은 우리 경제가 활기를 잃어가는 것은 혁신형 기업이 잇따라 탄생하고 다양한 파생사업이 쏟아져 나오는 '선순환고리'가 끊겨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다시 뛰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성공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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