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마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미국 전직 기수 팻 데이(Patrick Alan Dayㆍ53)가 이달 말 한국을 방문, 정들었던 경주마 ‘메니피’를 만나 회포를 푼다.
데이는 ‘프리크닉스 스테이크스’ 5회, ‘벨몬트 스테이크스’ 3회, ‘켄터키 더비’ 1회 등 미국의 트리플크라운 경주에서 무려 9번을 우승해 지난 91년 미국 경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대업을 이룬 기수.
그는 하루 9번 기승하면 8번을 우승해 “데이가 기승한 말은 우승확률이 너무 높아 배당률이 형편없다”는 원성 아닌 원성을 듣다 2005년 은퇴한 기수다.
데이는 한국마사회(KRA)가 보유한 40억원짜리 최고가 씨수말 메니피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데이는 99년 메니피를 타고 트리플크라운 구성 경주인 켄터키 더비와 프리크닉스 스테이크스에 도전했으나 두 경주에서 모두 라이벌 마필 ‘카리스마틱’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2착을 기록, 함께 분루를 삼켰다.
현재는 데이와 메니피가 모두 경주로를 떠나 제2의 삶을 살고 있지만 둘의 만남은 영광과 아쉬움으로 장식된 현역 시절을 회상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데이는 150㎝의 키와 45㎏의 몸무게로 8,803승을 거두고 수득상금 약 3억달러를 기록한 ‘작은 거인’이지만 젊은 시절 약물과 알코올에 빠져 삶의 의미를 잃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종교에 의지해 이를 극복했고 51세 때인 2005년 엉덩이 수술을 받아 은퇴한 뒤부터 기독교 선교단체 임원, 어린이병원 후원자, 장애기수 지원재단 임원 등으로 봉사활동을 벌이느라 현역 때보다 더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데이는 방한기간 중 강연회와 기자회견 등 공식 행사 외에 선교 및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