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기회가 올 만한 4~5곳의 코스에 중점을 두고 도전을 이어가겠다."
한국 남자골프 '맏형' 최경주(45·SK텔레콤)가 지난 10일 일시 귀국해 밝힌 올해의 계획이다. 그동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해 가능성 높은 대회에서 전력 투구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그 첫 번째 공략 무대가 16일(이하 한국시간)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소니 오픈이다. 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둔 최경주가 2008년에 자신의 일곱 번째 우승컵을 수확했던 대회다. 지난해 11월부터 소화한 강도 높은 체력훈련과 최근 보름간의 중국 광저우 전훈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둔 그가 새해 첫 대회로 선택한 이유다.
대회가 열리는 호놀룰루 인근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는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가 아니다. 13일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TOC)가 끝난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7,411야드)에 비해 전장이 400야드 가까이 짧고 페어웨이 폭도 좁다. 폭발적인 티샷보다는 정교한 세컨드샷과 쇼트게임, 그린 플레이의 중요성이 좀 더 강조된다는 의미다. 지난해 우승자인 지미 워커(미국)가 평균 319.5야드를 날린 장타자에 속하지만 과거 챔피언 가운데는 교타자가 많았다. 2008년 최경주를 포함해 데이비드 톰스(2006년), 폴 고이도스(2007년), 마크 윌슨(2011년), 존슨 와그너(2012년), 러셀 헨리(2013년·이상 미국) 등이 그들이다.
다른 한국 선수들에게도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샷 감이 좋은 배상문(29)은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에 재도전한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심정이 복잡한 가운데도 배상문은 현대 TOC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다 6위를 차지했다. 최근 5개 대회에서 한국 대회 1승을 포함해 2승과 4차례 톱10을 기록한 그는 PGA 투어 홈페이지가 뽑은 15명의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군단의 차세대 대표주자 노승열(24·나이키골프)도 지난주 공동 11위를 차지하며 예열을 마쳤다. 144명이 출전하는 풀 필드 대회인 소니 오픈에는 일본에서 활약하는 김형성(35·현대자동차), 2014-2015시즌 PGA 투어에 진출한 박성준(29)도 나와 기량을 겨룬다.
현대 TOC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한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 워커, 1타 차로 연장전에 나가지 못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잭 존슨과 맷 쿠차(이상 미국) 등이 한국 선수들의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재미교포 케빈 나(32)와 존 허(25),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25)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