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자동차가 브라질에 자동차를 수출하면서 합작파트너인 브라질 현지 동포의 농간으로 2억여달러의 자동차 수출대금을 날리게됐다.서울지검 외사부(강충식부장검사)는 7일 아시아자동차의 브라질 합작파트너인 AMB사 대표 전종진(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全씨의 사기 행각에 개입한 혐의가 짙은 아시아자동차 수출담당이사 李모(53·미국도피)씨를 포함, 전현직 임직원 10여명을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全씨가 빼돌린 자동차 대금을 스위스와 미국은행등에 은닉한 것으로 보고 이를 회수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全씨는 지난 96∼97년 아시아자동차로부터 토픽·타우너등 2억1,000만달러 상당의 경상용차 2만여대를 외상수입, 3,000만달러만 갚고 1억8,000여만달러(한화 1,530억원 상당)를 변제하지 않은 혐의다.
全씨는 아시아측이 자신이 설립한 파나마 국적 유령회사인 「밤바리 인터내셔널」(BBI)에 자동차를 수출, BBI가 AMB에 재수출하는 식으로 꾸며 아시아측으로 하여금 BBI의 D/A(무역어음)만 보유케 한뒤 BBI가 갖고 있던 AMB 발행의 D/A채권을 또 다른 유령회사인 「아메리칸 사모아(AS)」에 무상양도하고 AS는 다시 이를 AMB의 자본금으로 납입케 하는 수법으로 아시아측에 갚아야 할 자동차 대금을 공중 분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담당이사 李씨는 全씨와 짜고 회사의 사전허락없이 브라질 정부에 아시아와 AMB 공동명의의 합작자동차공장 설립신청서를 제출하는등 사기극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아시아와 AMB의 합작공장 건립 계획에 따라 관세감면등 각종 혜택을 부여해 왔으나 지난 97년 8월 기공식만 가진 채 공장 건설이 진척이 없는데다 AMB의 대주주인 아시아측이 1억9,000만 달러의 증자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에 2억달러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에따라 이 사건은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한 현대자동차의 책임승계 문제와 함께 자칫 한·브라질 양국간 외교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윤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