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타임워너­터너방송 합병 의결/세계 최대 미디어·연예그룹 우뚝

◎영화사 워너 브러더스·타임지·CNN 등 “한식구”/레빈 회장 “46억불 절감·직원 1천명 감원” 밝혀【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의 타임워너사와 터너방송(TBS)이 10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의결함으로써 1년 이상 끌던 합병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타임­터너그룹은 세계최대의 미디어·연예그룹으로 올라섰으며, 지난해 7월 월트디즈니사의 ABC방송 인수 이래 가속화하고 있는 미 방송업계의 인수및 합병(M&A)에 또 하나의 큰 획을 긋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영화사인 워너 브러더스·캐슬 록·뉴라인, 잡지사인 타임·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라이프, 케이블 채널인 CNN·HBO·TNT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 타임­터너그룹의 우산 아래 들어오게 됐다. 1년여 동안 진행됐던 두 그룹의 합병이 급진전된 것은 지난달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고 나서부터였다. 타임워너의 제럴드 레빈 회장이 합병회사의 회장을 맡고 터너방송의 설립자인 테드 터너회장이 부회장을 맡게 됐다. 미 방송업계와 뉴욕증권가에서는 타임­터너그룹이 합병후 해야 할 우선 과제로 경비 절감을 들고 있다. 레빈 회장은 합병후 연간 6억 달러의 경비를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3억 달러로 잡은 절감액수를 두배로 늘린 것. 타임­터너그룹은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사에 경비절감 방식에 관한 용역을 의뢰해놓고 있으며, 일단 타임워너측에서 1천명의 직원을 정리할 계획이다. 경비 절감과 함께 타임­터너그룹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1백75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어떻게 줄이는가 하는 것이다. 합병회사의 부회장을 맡게 된 테드 터너씨는 『부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미 권가에서는 타임워너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투자한 온라인 쇼핑채널 FSN, 지역전화회사 US웨스트 을 정리대상으로 꼽고 있다. 타임­터너그룹에 대한 경쟁사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합병이 의결되기 앞서 세계적인 언론재벌인 폭스사의 루퍼트 머독은 타임워너가 반트러스트법을 어겼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제2의 케이블회사인 타임워너가 폭스사의 뉴스채널을 송출하지 않고 MS­NBC를 송출하기로 합의한 것이 약속 위반인 동시에 독점기업의 횡포라는 것. 그러나 이 소송은 터너방송의 테드 터너 회장과 폭스사의 머독 회장의 개인적인 불신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미국 방송업계의 M&A는 지난해 월트디즈니의 ABC 인수에 이어 올들어 웨스팅 하우스가 미국 제2의 라디오방송인 인피니티를 인수하고, 미디어제너럴이 ABC·CBS·NBC의 지역채널 10개를 합병하는등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공룡처럼 커진 방송기업이 기업주의 의견에 좌지우지되면서 공정방송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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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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