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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분양 포기에… 관련업종 "죽을 맛"

모델하우스·인테리어 업체등 매출급감·인력이탈로 속앓이<br>부동산침체 장기화 우려 확산<br>후방업종 한숨소리 더 높아져


"모델하우스 관련 매출이 매년 150억원 정도 되는데 올 들어서는 25억원이 채 안됩니다.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 자체를 대폭 줄이고 있어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지도 않습니다." (A인테리어의 한 관계자)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사는 물론 인테리어ㆍ디스플레이ㆍ조경ㆍ분양대행사 등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계획했던 분양물량 중 취소되거나 연기된 물량이 7만여가구에 이를 만큼 극심한 분양가뭄으로 이들 업종 역시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것. 특히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택분양시장의 후방 업종 역시 고사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모델하우스 공사업체ㆍ분양대행사 등 주택분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관련 업계도 매출 급감, 인력 이탈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하우스 전문 시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액이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며 "모델하우스 공사 비중이 큰 회사들 가운데는 실제로 도산하는 업체도 하나 둘씩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 업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J사의 한 관계자는 "이름 있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대부분 모델하우스 관련 매출 비중이 상당 규모를 차지한다"며 "지방 일감은 거의 끊겼고 수도권에서도 일거리를 찾기 힘들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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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업체 간 출혈 경쟁도 심각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래라면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수주 물량이 쌓여 있어야 할 시기인데 일감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덤핑에 가까운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 역시 "당초 6억원에 일을 하기로 계약했지만 일이 끝난 후 받은 돈은 5억원이었다"며 "어떻게라도 일감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건설사의 요구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양 활황기에 고소득 직종으로 인기를 끌었던 분양 상담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형 건설사의 한 분양상담사는 "몇 년 전만해도 연 수익이 억대를 넘긴 사람이 많지만 워낙 수요자들이 신규분양에 관심이 없다 보니 고소득은 옛날 얘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아예 최근에는 입주 마케팅이나 경기를 덜 타는 고급 주택이나 리조트 회원권 등에 눈을 돌리는 상담사들도 많다.

반면 모델하우스 내 안내 담당자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우미 인력 파견업체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 모델하우스 운영 기간도 길어지다 보니 일부 안내직원들은 오히려 고용이 안정되는 웃지 못할 효과도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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