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후계자 김정은의 초상화를 내부적으로 배포하기 시작해 후계자 지위를 공포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 북한 당국이 이달 초 김정은의 초상화를 당과 사법ㆍ보안기관 등의 간부들에게 배포했고 곧 주민들에게도 나눠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방송은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이 11월1일 각 도당과 도 보위부 기요과(기밀문건 관리부서)에 김정은 초상화를 내려 보내 6일부터 간부들에게 배포하도록 했다”면서 “당 기관, 검찰소, 보안서에는 인민복 차림의 초상화가, 보위부에는 군복 차림의 초상화가 배포됐다”고 밝혔다.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은 “보위부 간부들에겐 군복 차림의 초상화 외에, 김정은이 김정일 위원장과 문건을 검토하는 모습이 담긴 초상화('사업토의상')도 지급됐다”고 RFA에 말했다.
이 같은 전언들을 종합할 때 북한 당국이 배포 중인 김정은 초상화는 군복 차림, 인민복 차림, 김 위원장과 토의하는 모습 세 종류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만수대창작단에서 제작한 이 초상화는 기관이나 가정의 실내 게시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양강도 소식통은 “일반 주민에게도 이달 중순부터 각 기관이나 기업소, 동사무소를 통해 김정은 초상화가 배포될 예정”이라면서 “김정은 초상화 배포에 앞서, 당 선전선동부 산하 문화회관, 출판물보급소, 예술선전대 등의 간부들로 구성된 ‘초상화 검열조’가 각 가정을 돌며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의 보관 상태를 검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앞서 9ㆍ28당대표자회 참석자들에게 김정은 초상화가 기념선물로 배포됐지만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모시지(걸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면서 “김정은에 대한 선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공식적으로 초상화 배포에 들어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주최로 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일동포청년축전' 행사장에도 김 위원장과 김정은이 함께 찍은 사진이 내걸렸다고 북한 매체들이 12일 전했다.
라디오인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재일동포청년축전 행사가 열려 가족별 노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면서 “중앙무대 정면에 김일성 대원수와 김정일 장군의 초상화가 모셔지고, 조국전시관에는 당창건 65돌 경축야회 때 김정일 동지와 김정은 동지가 주석단에 함께 계시는 사진이 모셔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