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넘어서기(Beyond Apple)'는 이 시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다. 아이폰ㆍ아이패드ㆍ아이튠즈ㆍiOS 등 IT 단말기와 소프트웨어ㆍ콘텐츠로 그들은 견고한 '애플 생태계'를 구축하고 전세계 고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애플의 부상에 한때 영원할 것 같던 휴대폰의 최강자 노키아ㆍ모토로라는 이미 무너졌고 마이크로소프트(MS) 왕국 역시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애플의 공세를 넘어서려면 애플 따라하기만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진석 서울시립대 컴퓨터학부 교수는 "이미 애플은 자신들만의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 따라하기는 결국 그들의 생태계 안에 갇히는 결과밖에 안 된다"며 "아직 확실한 승자가 없는 분야, 애플도 진입하지 못한 분야 등 새로운 스마트 영역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스마트 영토로 스마트TV 등 스마트 가전, 사물지능통신(M2Mㆍ Machine to Machine) 분야를 지적하고 있다. 스마트TV는 애플도 아직 개척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이다. 오히려 오랜 시간 TV를 생산해온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기술 등에서 강점이 많다. 애플은 그동안 스마트TV시장 장악을 위해 애플TV 등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에릭 휴거스 인텔 디지털홈그룹 무문 부사장은 "스마트TV에는 업계 부동의 1위가 없다"며 "지배적인 사업자도 장벽도 없는 모두에게 열린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이 애플을 넘어설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미래 정보통신기술의 핵심인 M2M 분야다. M2M이란 사물이나 기기가 스스로 정보를 받거나 수집, 분석, 판단해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 청소기는 날씨정보를 자동으로 받아 황사가 심한 시간 등을 스스로 알아 작동시간을 조절한다. 스마트카는 도로의 노면상황과 옆 운전자의 운전행태 등 운전정보를 수집해 스스로 차의 움직임을 통제한다. M2M은 모바일오피스, 홈 오토서비스, 헬스케어, 스마트 선박, 전자결제, 보안 등 타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무궁무진하다. 남동규 한국전파진흥원 방송통신사업부 팀장은 "IT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M2M 등 새로운 융합 서비스 시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도 M2M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개발에 착수했지만 아직 성과는 미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