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제의 기업] 큐비에스

무선 주차티켓발매기 첫 국산화김세용 큐비에스(www.qbs.co.kr) 사장은 10년전 첫 오더를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만도기계로부터 한달에 30만원 규모의 버스 에어컨 유량계 공급오더를 받은 것. 그는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팩스로 첫 오더가 들어올 때 마치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행복했다"고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92년 설립된 큐비에스는 정수기용 냉온수 탱크 및 주차티켓발매기 전문 제조업체다. 93년 웅진코웨이에 정수기용 냉온수 탱크를 공급하기 시작, 현재는 청호, LG산전 등도 고객이 됐다. 또한 98년 국내 최초로 무선디지털 주차티켓발매기 '밴가드'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현재 서울 강북지역 공영주차장 사업권자인 국제도로기기 등에 공급, 서울시에 설치된 무인주차티켓 발매기 절반이 이 회사 제품이다. 최근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밴가드-OS'를 선보이고 국내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약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큐비에스는 현재 매출이 수십억원에 달하고, 인천남동공단에 어엿한 공장을 2개나 가진 중소기업으로 성장했지만, 10년전 창업 당시는 공장은커녕 사무실 하나 없는 소기업에 불과했다. 그런 회사가 10년 만에 이렇게 성장한데는 그야말로 바닥부터 시작해 온갖 난관을 헤쳐온 김 사장의 뚝심이 숨겨져 있다. 김 사장은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소기업 공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몇몇 중소기업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생산, 관리, 기획 등의 업무를 경험하고, 92년 '성지냉열부품'이란 이름으로 창업했다. 하지만 공장도 없고 사무실도 없는 회사가 납품오더를 받기란 불가능한 일. 그러나 김 사장은 굴하지 않았다. 그는 창업 직후 출근하다시피 만도기계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일을 따내기 위해 무작정 '얼굴도장'을 찍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길 6개월. 결국 한달 30만원짜리 오더를 따냈고, 이것이 오늘의 큐비에스가 있게 된 계기가 됐다. 그러나 쉽지 만은 않았다. IMF의 마수가 찾아온 것. 큐비에스가 납품하던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3억5,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해 자본잠식 상태까지 몰렸다. 결국 김 사장은 눈물을 머금고 7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김 사장은 "누구보다도 직원들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있었기에 직원들을 해고할 때 눈물이 앞을 가렸다"며 "회사가 정상궤도를 되찾은 이후 그 직원들을 다시 채용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마음의 짐이 됐을 것"이라고 그 때의 심정을 전했다. 큐비에스는 현재는 냉온수 탱크가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무인주차티켓 발매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주력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 사장은 "아무도 가지않는 분야에 발을 내딛고,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게 꿈"이라며 "신제품에 대해 해외 바이어들의 평판이 좋아 앞으로 국내는 물론 수출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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