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일러 “한번 고장이 평생장사 망친다”/업계 AS경쟁 “후끈”

◎연중무휴 접수·부품 무료교환 등/일부선 오토바이기동대도 등장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자리에 누우면 벌써 방구들의 냉기가 등줄기를 써늘하게 하고 있다. 가정주부들은 차가운 기온을 느끼며 겨울나기 준비에 한창 이다. 그러나 겨울용품의 핵인 난방기기시장은 이제부터 뜨거워질 때다. 보일러업체들은 제철을 맞아 치열한 판촉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시장규모 6천억원 90년대초 부동산 경기가 하강곡선을 긋기 시작한 이후 매년 썰렁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보일러업체들은 신제품 경쟁은 물론 애프터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선다. 올해 예상되는 보일러 시장규모는 가스 및 기름보일러를 합쳐 모두 6천억원 정도. 지난해 총 60여만대의 시장을 형성했던 가스보일러는 올해 지난해를 약간 웃도는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름보일러의 경우 지난해 1백5만대에 비해 5만여대가 늘어난 1백10만대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일러업체들은 벌써 몇년째 정체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다. 건설경기침체 및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수익성이 뚝 떨어져 있는 게 국내 보일러 업계의 현주소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보일러전문업체들은 해외진출과 사업다각화를 활발하게 추진해 왔다.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신제품 출시경쟁도 뜨겁게 전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이들 업체의 마케팅전략이 볼 만하다. 보일러는 수명이 길고 또 겨울철 한 번의 고장이 엄청난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를 집중 강화하는 추세다. 경동보일러는 구미가 각각 다른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판매조직을 대폭 확대했다. 또 애프터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AS의 전산화, 직영 AS확대 등 AS부문 투자를 크게 강화했다. 이 회사는 마케팅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러시아, 남미등지로의 수출도 크게 확대, 업계 수출실적 1위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연중 무휴 접수하는 서비스시스템을 갖추고 전화번호도 각 지역국의 3651로 통일, 소비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꾀하고 있다. 또 AS출장시 다른 회사 제품까지도 종합 점검을 해줄 계획. 지난해 AS우수기업 인증마크를 획득한 이 회사의 서비스시스템은 총인원 3백21명 4개팀으로 전국 39개 센터로 이뤄져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이 서비스시스템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대의 2백60개 AS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귀뚜라미보일러는 부품수명 한도내에서 무료로 AS를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교통체증으로 인한 서비스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8백여대의 오토바이를 구입, 기동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함께 AS선박도 2척 운영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장학사업을 지속 확대시킬 예정이다. 롯데기공은 AS비중을 크게 높이는 한편, 차별화전략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롯데기공은 최근 소비자들이 가스보일러를 선택할 때 난방효과보다는 온수효과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판단, 온수증대형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이런 형태의 제품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로보트보일러는 아예 이달초 내년 2월 28일까지 5개월간 운영할 비상서비스팀을 구성하고 5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들 비상서비스팀이 결의한 사항중 첫번째 항인 「우리는 로보트보일러 최선봉장으로서 내가 사용하고 있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서비스에 임할 것을 결의한다」는 보일러업체들이 AS를 대하는 각오가 얼마나 비장한 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다른 보일러업체들도 사정은 모두 마찬가지이다. 종합해볼 때 올 겨울은 보일러업체들간의 서비스경쟁으로 여느해보다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박동석> ◎인터뷰/최진홍 귀뚜라미 보일러 사장/“2000년엔 매출 1조 달성”/“부품 국산화율 99% 달해… 노즐만 수입/내년 중 진출 세계시장 장악 초석 마련” 『귀뚜라미보일러는 보일러 생산과 판매면에서 세계 1위기업으로 우뚝 솟아있습니다. 우리의 공략대상은 국내가 아니라 지구촌 전체입니다. 품질면에서도 세계가 공인하는 1위기업으로 올라서는 날 역시 멀지 않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최진홍 귀뚜라미보일러사장(48)의 관심은 세계 보일러시장 제패에 있다. 다른 곳에 한 눈을 팔지않고 오로지 열기기에만 매달려 귀뚜라미보일러를 세계 최고의 열기기 종합메이커로 성장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최사장은 TV광고에 직접 출연해 더욱 유명해 진 경영인. 최사장은 「2000년전 로마시대 보일러가 지금까지 견딘 것은 순동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로 시작되는 자사 「골드보일러」 광고에 직접 출연, 친숙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보일러수명은 집수명과 같아야 정상입니다. 보일러는 소비품이 아니라 기간시설이기 때문이죠.』 순동으로 만든 「골드보일러」가 값이 일반 보일러에 비해 20만원이상이 비싸지만 귀뚜라미보일러가 굳이 생산을 고집하는 이유를 최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비싼 가격에도 이런 이유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보일러의 판매가 정말 눈에 띄게 신장되었습니다. 올해에는 공급이 달릴 정도여서 생산라인이 하루도 쉴 틈이 없습니다.』 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골드보일러와 같은 보일러제품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우리에겐 당면한 목표가 있습니다. 올해 6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 2000년 1조원매출에 1억달러 수출이 그 두번째 목표입니다.』 최사장은 그동안 귀뚜라미보일러가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이 회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지난 62년 설립된 이후 보일러 외길만을 고수하며 ▲보일러 형식승인 1호 ▲업계 최초 KS표시허가 획득 ▲신기술(NT)마크 1호인 터보소용돌이 버너 개발, 세계 50여개국에 특허출원 ▲세계 최초로 가스누출 탐지기를 개발 장착한 한국형 저탕식 가스보일러 출시 ▲국내최초 일체형 디럭스보일러 개발 ▲세계 최초 소각로 보일러개발 등 대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귀뚜라미 보일러가 획기적인 기술개발과 노하우를 쌓으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연구개발투자와 독특한 생산방식, 철저한 애프터서비스에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귀뚜라미보일러는 제품의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99%이상의 부품을 국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 및 산업재산권만 5백여건에 달한다. 『우리가 수입해 쓰고 있는 부품은 버너에 들어가는 노즐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터보소용돌이 버너제조기술은 선진국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귀뚜라미보일러는 외주를 단 하나도 주지 않고 모든 부품을 귀뚜라미기계공업, 귀뚜라미전자공업, 귀뚜라미정밀공업 등 계열사를 통해 자체 조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외국기업들이 국내 보일러시장에 발을 못 붙이는 것은 우리가 가격경쟁력으로 무장, 두터운 아성을 쌓아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로 12년째 보일러가격을 동결시킬 수 있었던 비결도 여기에 있었다고 최사장은 설명했다. 『구입후 평생 무료로 실시하는 애프터서비스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죠.』 귀뚜라미보일러는 부품별로 정해진 수명이 지난 부품값 이외에는 출장비 등 애프터서비스요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 최사장은 귀뚜라미보일러가 보일러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내년께 에어컨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절대 외도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일러나 에어컨이나 같은 열기기입니다. 열을 내보내는 보일러에 반해 에어컨은 단지 열을 흡수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죠.』 귀뚜라미보일러가 선언한 에어컨시장 진출은 에어컨의 가격파괴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벌써부터 대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에 직접 진출, 세계 시장제패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입니다.』<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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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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