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1일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가운데 호남지역 3곳과 초접전지인 제주와 대전을 제외한 최소 11곳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잔칫집 분위기가 완연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그러나 `표정관리'에도 신경을 쓰면서 자당 소속 현명관(玄明官) 후보와 무소속 김태환(金泰煥) 후보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제주지사 개표 결과를 주시했다.
중앙당은 시.도당에 지침을 내려보내 출구조사 결과만 갖고 당선소감을 발표하지 말 것을 긴급 지시하는 등 최종결과 발표 때까지 `낮은 자세'를 견지할 것을 신신당부했다.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 여러분이 5.31 지방선거에서 노무현(盧武鉉) 정권을 무섭게 심판했고, 한나라당에 희망과 기대를 동시에 보냈다"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남은 임기라도 국민의 뜻을 존중해 실용주의에 입각한 국정운영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더욱 새로 태어난다는 자세로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기 위해 옷깃을 여미고 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방선거 지원유세 도중 얼굴에 열상을 입은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밤 8시40분께 염창동 당사에 나와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과 함께 개표 상황을 지켜본 뒤, 밤 9시17분께 상황실을 떠났다.
밝은 표정으로 당사에 들어선 박 대표는 "당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개표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짧게 말한 뒤 TV를 통해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당원'이라고 주장하는 50대 남자가 TV를 시청하고 있던 박 대표앞으로 갑자기 뛰어들어 "신문 한부를 전달하러 왔다"며 큰 절을 하다 당직자들에 의해 제지를 받기도 했다.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후보의 을지로 선거캠프는 밤 9시30분께 당선이 유력시된다는 개표방송이 나가자 일제히 탄성을 지르면서 첫 40대 시장 탄생을 자축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후보가 화면을 통해 오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캠프 사무실에는 오 후보와 부인 송현옥씨, 윤여준(尹汝雋) 공동선대위원장, 원희룡(元喜龍) 권영세(權寧世) 이계경(李啓卿) 박찬숙(朴贊淑) 진 영(陳 永) 박 진(朴振) 의원 등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 100여명이 개표결과를 지켜봤다.
밤 11시가 넘어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자원봉사자들이 오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기립박수와 만세 삼창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오 후보 부부는 잇따라 걸려오는 축하전화를 받기에 바빴다.
오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뒤 캠프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서민을 위한 따뜻한 시장이 되겠다"며 부인 송씨와 함께 사무실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