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극한상황서도 살아남을 체제 구축"

삼성 내년도 긴축경영삼성이 내년도 사업기조를 '초긴축 경영강화'로 잡은 것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세계시장 성장률 2.5%, 환율 1,230원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생존할 수 있는 수익구조 및 사업 경쟁력을 갖추려면 초긴축 경영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주력인 정보기술(IT) 산업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부실기업 처리 지연, 노사관계 악화 등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경제는 구조적 장기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 허리띠 더 졸라맨다 삼성의 내년도 경영계획의 기본 방향은 한마디로 '현금 유동성 중시 및 수익성 강화'다. 또 상시 구조조정체제를 강화, 본사와 해외 생산기지를 막론하고 적자ㆍ한계사업의 정리 및 사업ㆍ인력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계열사별로 핵심역량에 바탕을 둔 미래사업 발굴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 당장 필요없는 경상비의 지출은 가능한 한 자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광고비ㆍ일반 관리비 등을 올해보다 10% 이상 줄이기로 했으며 삼성SDI도 각종 비용을 30% 이상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도 총인건비와 인력은 동결하되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는 방침 아래 성과급 및 보상금의 비중을 크게 늘리는 등 개인간 임금격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등은 종전 15~30%이던 동일직급간 임금격차를 40%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우 셋톱박스 등 비주력 부문의 정리, 인력 자연 감소분의 비보충 등을 통해 올 인력규모를 지난해보다 3,000여명 줄인 데 이어 내년에는 추가로 1,000여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 수익성 개선에 총력 삼성은 내년 총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겨우 5% 정도 늘어난 135조원 가량으로 잡았다. 국내외 환경이 불투명한 탓도 있지만 외형 경쟁을 자제하는 대신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10%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본사는 물론 전 해외법인이 14%(국내 제조업체 평균은 8.6%)의 자본조달 비용을 적용할 경우에도 '경제적부가가치(EVAㆍ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값)'의 흑자화를 달성하도록 자생기반 확립과 세계 최고의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34조원 전망)보다 5% 정도 늘어난 36조원 정도로 잡은 반면 올 2조4,000억~2조5,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1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삼성SDI도 내년도 매출목표를 올 전망치인 5조5,000억~5조6,000억원보다 10% 정도 늘려 잡았으며 영업이익도 올해 예상치인 6,400억~6,500억원보다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및 '제값 받기' 전략 견지 ▦경영효율에 입각한 마케팅 ▦디지털 사업에서 리더십 확보 ▦미국ㆍ유럽ㆍ중국 등서 핵심권역 집중 공략 등에 나설 계획이다. ◇ R&D 투자는 더 늘린다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은 연구개발(R&D) 투자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기로 했다. 중국의 급속한 추격으로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너트 크래커(nut-cracker)' 입장에 처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R&D 투자가 급선무라고 보는 것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액의 6% 투자'라는 R&D 투자원칙에 따라 내년 차세대 개인정보단말기(PDA)용 복합 칩과 홈네트워크 등 첨단분야에 대해 1조8,000억~1조9,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내년도 R&D 투자액을 올해 2,600억원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으며 삼성전기도 5% 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전자ㆍSDIㆍ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의 경우 기술엔지니어, 컴퓨터ㆍIT 전문가 등의 R&D 우수인재 확보를 내년 사업의 최우선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장기회임성의 대형 설비투자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방침 아래 반도체 등 전략사업의 경우 시황에 따라 투자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 5,400억원보다 10% 이상 줄이는 대신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EL(전계발광소자) 등 미래사업에 핵심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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