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전 후보가 전날 전격 상경해 "지지자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한 말은 '아직 문 후보를 지원할 때가 아니다'라는 의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안 전 후보는 다음달 3일 오후 캠프 해단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안 전 후보 측 세력을 먼저 껴안는 '국민연대'를 구성, 범야권 지지세 결집에 나서려 했던 문 후보 측으로서는 결코 좋을 리 없는 뉴스다. 이에 따라 문 후보 측의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문 후보 측은 우선 기존 자신의 캠프(담쟁이캠프)를 확대 보강한 뒤 안 전 후보가 자신의 입장을 정하면 그때 '국민연대' 작업을 실시하기로 방침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서울대 교수나 소설가 황석영∙이외수씨, 백낙청 서울대 교수 등 재야원로 등을 선대위나 '멘토단'의 형태로 결합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 수정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지지율 열세를 만회할 만한 뚜렷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 후보 측의 고민이 있다.
안 전 후보의 전격 사퇴 이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많게는 8%포인트 가까이 박 후보에 뒤지고 있다. 이는 깔끔하지 못했던 단일화 때문에 예상보다 이탈표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 일치한다.
특히 안 전 후보 사퇴 이후의 신부동층 행보가 전적으로 안 전 후보 영향권 아래 있다는 점에서 문 후보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실제 안 전 후보가 사퇴한 지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은 사실상 해체 상태인 캠프 사무실에 모여들어 '안 전 후보와 뜻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현재 부동층은 안 전 후보 지지층 성격이 있기 때문에 안 전 후보 행보에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높고 지금처럼 안 전 후보의 침묵이 길어지면 문 후보로의 지지율 이동 역시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전 후보의 사퇴는 중도무당층 내지는 2030세대 등의 투표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낮은 투표율은 문 후보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25%가량이 유보로 돌아섰는데 이 가운데 적어도 절반 이상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여야 박 후보와 박빙 승부를 겨뤄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