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인 시각과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럽은 분명 투자 호재가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 유럽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가운데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들어오면서, 지난 몇 달 동안 유럽 증시가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의 글로벌 경제 리서치 헤드인 미칼라 마르쿠센 전무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유럽 시장 투자에 대한 전망을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 유럽 경제가 긴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국내총생산(GDP)가 상승세로 돌아섰고, 제조업 경기 회복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큰 손들의 움직임도 유럽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여름 동안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를 두 배나 늘렸다.
항상 유로존 문제 해결의 발목을 잡았던 정치 문제도 해결됐다. 유로존의 경제 회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9월 열린 총선에서 41.5%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들어서는 국내 언론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유럽 투자, 특히 독일ㆍ영국ㆍ프랑스 등 중심부 국가들에 대한 밝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최근 개별 종목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유럽을 대표하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미국에 상장된 'VANGUARD FTSE EUROPE ETF(종목코드-VGK US)''SPDR EURO STOXX 50 ETF(PEZ US)''iSHARES EUROPE ETF(IEV US)''iSHARES MSCI Germany ETF(EWG US)'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유럽주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프랭클린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EX주식)'은 연초 이후 24.36%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주식) 클래스 A'는 23.87%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외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화유로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H 종류 A', 슈로더자산운용의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 A 종류 C 5'등도 연초 이후 20%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에 대한 투자 외에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는 ETF와 펀드에 비해 위험이 큰 만큼 어느 정도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 팀장은 남부 유럽의 저평가된 기업들을 눈 여겨 보고 있다. 김 팀장이 보고 있는 유망 종목은 재정위기로 직접적 타격을 입었던 그리스ㆍ스페인의 은행주다. 김 팀장은 그리스의 피레우스 은행에 대해 "그리스의 경우 중소형 은행들은 통폐합이 됐고, 4대 대형은행 중 하나는 국유화, 나머지 은행들은 민간자금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에 일단 디폴트의 위험은 사라져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피레우스 은행의 지난 31일(현지시간) 기준 주가는 1.53유로로 2007년 고점인 130유로에 비해 90% 이상 빠져있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피레우스 은행의 주가는 지난 6월 말 0.85유로까지 떨어졌으나, 공적 자본 투입 이후 자본 재조정이 완려되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스페인 1위 은행인 산탄데르의 경우도 비슷하다. 김 팀장은 "스페인 은행권의 문제도 디폴트 위험은 사라졌으며, 가격은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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