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마산에 사는 K씨는 백화점에서 190만원이 결제됐다는 ARS 전화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카드를 분실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ARS 안내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눌렀지만 전화는 바로 끊어졌다.
같은 날 안양에 사는 L씨는 카드대금 156만원이 연체됐다는 ARS 전화가 걸려와 ‘9번’을 눌러 안내원과 통화했고 지시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줬지만 전화는 역시 바로 끊어졌다. 해당 카드회사는 L씨에게 전화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ARS 전화를 가장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에 따르면 이 같은 사례가 이번주에만 6건 접수됐다.
협의회는 전국적으로 이 같은 피해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는 카드 사용, 연체 등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빼가는 신종 ‘보이스 피싱’ 수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희 녹색시민권리센터 팀장은 “갈수록 지능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업자들이 기승을 부리는 현실에서 소비자들이 아무리 조심을 하더라도 이 같은 피해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등록 대체 수단 도입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