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과학] 첨단기술로 99년을 희망의 해로 가꾼다

힘겹던 「IMF 1년」이 지나갔다. 올해는 하반기부터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일부 낙관적인 전망이 우리를 들뜨게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이 없으면 IMF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우리에게 희망이 찾아온다. 과학기술로 올 한해를 희망의 한해로 펼쳐나갈 세 사람을 소개한다.◇이철훈박사(제일제당종합연구소) 이철훈박사는 신물질의 국내 첫 수출에 도전한다. 그의 희망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곰팡이. 李박사는 94년 충북 문촌 지역에서 「녹농균」이라는 곰팡이를 발견했다. 이 곰팡이에서 뽑아낸 신물질이 차세대 농약(항곰팡이제)로 각광받고 있는 「세파시딘 A」다. 이 신물질은 거의 모든 곰팡이를 전멸시킬 정도로 파괴력이 강하다. 李박사는 『신물질은 곰팡이의 세포벽을 파괴시킨다. 동물로 비유하면 가죽과 피부를 벗겨내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李박사는 97년부터 스위스의 한 다국적 농약회사와 함께 미국의 목화 농장에서 현장시험을 벌였다. 외국 기업은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현재 로열티를 높고 협상중에 있다』며 『협상이 성사되면 국내에서 첫 신물질 수출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李박사는 서울경제와 과학재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에 지난 97년8월 뽑히기도 했다. ◇이진일선수(육상) 이진일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도전한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멋지게 재기한 그가 새로 정한 다음 목표다. 이진일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은 「과학」이었다. 그러나 그는 「과학」 때문에 다시 구원받았다. 李선수는 95년3월 국제육상연맹의 도핑테스트에 걸렸다. 무심코 먹은 감기약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육상연맹은 냉혹했다. 97년말까지 그는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할 수 없었다. 그는 올해 다시 운동화 끈을 동여맸다. 그러나 7월 일본 후꾸오카에서 열린 아시아육상경기에서 그는 고작 8등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을 불과 5개월을 앞둔 때였다. 「800㎙의 황제」라는 명예는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실의에 빠져 있는 李선수를 도운 것이 아이러니컬하게도 「과학」이었다. 그는 지난해 방콕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체육과학연구원을 찾았다. 이종각 전문체육팀장은 『오랫동안 훈련을 안했기 때문에 심폐기능을 포함한 지구력이 떨어졌다. 아킬레스건에도 통증이 심했다』고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실망하지 않았다. 둘은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손을 잡았다. 李선수는 먼저 아킬레스건에 무리를 주지 않고 훈련할 수 있는 「등속성 근기능 훈련기구」를 이용해 운동량을 늘려 나갔다. 또 다리의 앞뒤 근육과 좌우 근육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특수훈련도 같이 하여 지구력을 높였다. 첨단 과학의 도움을 받은 이진일 선수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 아시안게임 800㎙ 금메달. 이제 남은 것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다. 목표는 힘들지만 이제는 외롭지 않다. 이진일 선수는 옛날 그의 두 다리만으로 달렸지만 지금은 「과학」이라는 다리 하나가 더 붙어 있다. 역경을 이기고 「희망」을 안겨준 다리다. ◇황우석교수(서울대 수의학과) 올해 2월께 국내에도 「복제동물 탄생」이라는 낭보가 울린다. 주인공은 황우석 교수. 黃교수의 「복제 송아지」가 태어나면 우리도 세계적인 복제동물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체세포 동물 복제」는 자기와 유전적으로 똑같은 동물을 만드는 「창조 행위」다. 97년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영국)가 태어난 이후 미국·일본·뉴질랜드 등 4개 나라만이 동물 복제에 성공했다. 동물 복제 기술은 우수한 능력을 가진 동물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 인류의 생활과 산업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전망이다. 黃교수가 「복제 소」의 임신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다.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워낙 자연 유산이 많아 아직까지 성공 가능성을 100%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송아지가 태어나야만 복제 성공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黃교수는 『현재 어미소는 매우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黃교수는 『보통 소보다 10배나 많은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 고기맛이 월등하게 좋은 한우 등이 있는데 이들을 복제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 기자·과학문화지원단 성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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