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버려진 구미역사

코레일의 열차 운행 사고가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국민은 분노하고 그때마다 코레일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다.

코레일이 이제껏 수없이 약속하고 지키지 않은 일이 또 있다. 경북 구미복합역사 건립 건이다. 코레일은 지난 1997년 계획을 세워 1999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이미 한참 전에 지어져 역사 안에 들어 있는 많은 유통시설의 임차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13년이 지난 지금껏 사실상 버려진 건물로 남았다.

코레일은 몇 번의 번복 끝에 2008년 준공 허가를 받겠다고 유통시설 임차인들과 약속했다. 겨우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도 입점을 했지만 이번에는 주차장 문제가 불거졌다. 당초 예정된 주자창 면수가 100면인데 정작 완성된 주자창 면수는 50면에 불과한 것. 지방자치단체가 준공 허가를 보류하자 코레일은 이번에는 역사 뒤에 있는 부지에 추가로 지하주차장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은 흐르고 장사를 못해 급해진 임차인들은 스스로 일부 주차장 건설자금을 대 코레일과 공동으로 짓겠다고 나섰지만 이 역시 양자 간 의견 차이로 다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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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미복합역사는 건물만 덩그렇게 지어졌을 뿐 무허가로 방치돼 있다. 처음 366억원으로 예정된 공사금액은 시간이 흐르면서 766억원으로 늘었다.

임차인들은 일을 이렇게 망쳐놓은 코레일 직원들이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는 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코레일 자체 감사는 물론 감사원 감사까지 받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 국정 감사도 받았지만 코레일은 그때마다 '조속히 정상화하겠다'는 답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보다 못해 구미역 인근 상인들도 들고 일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미역사가 들어서면 상권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해온 인근 상인들은 역사 유통시설 임차인들과 연대해 건물 정상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구미역사 유통시설을 임차한 한 상인은 "오죽하면 경쟁상대인 인근 상인들까지 나서서 코레일을 성토하겠느냐"며 "이렇게 문제가 큰 데도 코레일 직원 누구 하나 징계를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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