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오택경(30)씨는 4∙11 총선 하루 전인데도 누굴 찍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포털사이트에 나오는 후보 프로필이나 관련 뉴스만으로는 판단이 쉽지 않은 탓이다. 오씨는 "각 포털마다 총선 특집 페이지를 개설했지만 너무 많은 정보 탓에 오히려 판단이 쉽지 않다"며 "총선 후보들과 관련해 알고 싶은 정보만 간단히 모아둔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씨와 같은 유권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총선 특화 사이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광고와 뉴스 등이 뒤엉킨 일반 포털과 달리 공약이나 프로필과 같은 필수 정보만 눈에 띄게 배치해 상대적으로 '손품'이 덜 가게 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정보기술(IT) 전문업체인 넥스트스토리는 지난 4일부터 '유펜딕스(upendix.com)'라는 선거 관련 페이지를 개설해 총선 후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용자들은 유펜딕스 홈페이지의 우측 검색창에 후보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후보의 프로필과 공약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왼쪽 상단에 위치한 지역정보란에 지역구 정보를 입력하면 주요 후보 약력이 한 페이지에 노출돼 손쉬운 비교가 가능하다. 해당 후보와 관련한 뉴스도 링크돼 있어 최근 이슈도 쉽게 알 수 있다.
넥스트스토리의 한 관계자는 "상품 비교 사이트를 개발하던 중 총선 후보들의 약력을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며 "해당 정보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공개된 것으로 국내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해외 주요 리뷰 사이트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현역 의원들의 공약 이행 여부는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운영하는 '18대 국회의원 공약 시민검증센터(1948manifesto.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해당 사이트는 국회의원실에서 제출한 공약 이행 여부를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검토해 O∙X표로 정리해 놓았다. 공약 이행 여부는 18대 총선 선거 공보물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국민의 역습 18th'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대 선거에 국회의원 후보들은 많은 공약을 쏟아냈지만 이행률은 평균 35%에 불과했다"며 "이러한 정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구 일꾼을 뽑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궁금하다면 참여연대에서 만든 '열려라 국회(watch.peoplepower21.org)'를 이용하면 된다. 해당 페이지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지역구 의원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해 놓았으며 본회의 출석률 및 법안 발의 건수 등 의정활동 내용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현역 의원의 당적 이동 현황이나 재산 등의 세부사항까지 볼 수 있어 꼼꼼한 비교 판단에 도움이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털에서 제공하는 선거 관련 페이지는 총선과 관련한 잡다한 정보를 담고 있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투표권 행사에는 이용자환경(UI)이 단순한 총선 맞춤 사이트들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