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추세 속에 등장한 것이 '가치소비'라는 개념이다. 가치소비란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거나 필요한 상품에 대해서는 과감히 소비하는 동시에 상품의 용도나 가격, 만족도 등을 종합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소비 성향을 일컫는다.
최근 창업시장도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들의 얇은 지갑을 고려한 고품질 저가 아이템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커피시장에 나타난 '어포더블 프리미엄(Affordable Premiumㆍ합리적인 가격의 고급제품) 원두'바람을 가치 소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커피전문점 확산과 함께 원두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도 '고품질+합리적 가격'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커피전문점 드립앤더치는 추출하는 데만 무려 10시간이 걸리고 추출량도 적어 고급커피로 분류되는 더치커피를 시중가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4,000원, 드립커피도 시중가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벨라빈스는 사향고양이가 먹고 배설한 원두로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통하는 '코피루왁'을 블렌딩해 3,000~4,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간식시장은 좀 더 세련되고 고급화되는 게 특징이다. 최근 들어 대표적인 서민형 간식인 떡볶이 전문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대떡볶이, 죠스떡볶이, 아딸 등의 경우 가격은 2,500원대로 예전과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훨씬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졌다.
닭강정 전문점도 선전하고 있다. 종이컵에 담아 일명 '컵닭'이라고 불리는 닭강정을 주력으로 하는 닭강정전문점은 1인 가구와 자녀 1명을 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사회변화에 맞춰 기존 마리 단위 판매에서 소량 판매로, 배달위주에서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전환한 점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떡볶이보다도 저렴한 1,000원~2,000원대로 영양 간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줄줄이꿀닭'은 특허기술로 발효 처리한 닭 정육을 사용해 론칭 4개월 만에 100호점을 개설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창업학 박사)는 "시장 환경 변화와 불황기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기준이 변화하면서 가치소비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