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극, 고전의 매력에 빠지다

죄와 벌·햄릿 등 모티브로 한 공연 잇따라<br>●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햄릿'- 의상·대사 등 현대 시각 재해석<br>●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미드썸머'- 英그레이그 화제작 국내 초연<br>●국립극장 별오름극장 '푸르가토리움'- 죄와 벌·신곡 결합한 창작 연극

푸르가토리움

햄릿

20대 젊은 관객이 주된 소비층인 연극 시장이 최근 자극적인 소재나 로맨스 일변도에서 벗어나 고전을 모티브로 한 무대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고전은 수백 년 전에 쓰여졌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휴머니즘과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현대인에게도 깊은 공감을 전해준다.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영원한 고전 '햄릿'=폴로니우스를 죽이고 영국으로 밀항하게 된 덴마크의 왕자 햄릿. 그러나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죽게 된다는 것을 안다. 햄릿은 자신의 죽음을 사주한 이가 숙부이자 새아버지인 덴마크의 왕 클로디어스라는 사실을 알고 복수하기 위해 다시 고국으로 향한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이 서울시립극단 창단 15주년 기념작으로 오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박근형 연출이 선보이는 이 작품은 '햄릿'을 21세기 시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대 배경도 덴마크의 고성이 아니라 바다를 오가는 컨테이너 선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원전의 텍스트는 가급적 유지하는 대신 등장인물의 의상과 대사들에 21세기 색채를 덧입혀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 여름 밤의 아름다운 해프닝=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을 색다른 시각으로 구성한 영국의 작가 데이빗 그레이그가 쓴 화제작 '미드썸머'가 오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지난 2008년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에서 초연된 '미드썸머'는 남녀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러브 스토리. 다양한 화법과 신선한 묘사로 초연 당시 영국에서 3주 연속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작품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만 전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한 여자와 남자의 만남을 통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30대의 심리를 진솔하게 그렸다. 두 배우의 농익은 연기가 돋보이는 2인극으로, 배우들이 수많은 등장인물을 연기하면서 직접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관객과의 친밀도를 높인다. 35세 골드미스 헬레나 역은 예지원이 맡았고 직장도 목표도 없는 지하조직원 밥 역에는 서범석과 이석준이 더블 캐스팅됐다. ◇도스토예프스키와 단테의 만남=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단테의 '신곡'을 결합한 창작 연극 '푸르가토리움'이 오는 1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 오른다. 가난한 집안의 가장인 관청 직원 마르멜라도프가 실직 당하자 큰딸 소냐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성 매매에 나선다. 마르멜라도프는 소냐를 도지사에게 상납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홧김에 술을 마시고 거리를 헤매다 마차에 치여 숨진다. 설상가상으로 세들어 살던 집에서 쫓겨나게 되자 부인 까쩨리나는 광기에 휩싸이면서 가족은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다. '푸르가토리움'은 가톨릭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정죄(淨罪)를 위해 머무는 곳인 '연옥'의 라틴어다. '죄와 벌'의 등장 인물 가운데 소냐의 가족을 중심으로 극을 재구성해 시궁창 같은 현실 속에서도 구원을 꿈꾸며 연옥과도 같은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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