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장 밀착경영으로 불황돌파/재계 총수 직접 뛴다

◎지방사업장서 장기체류 기초체력 ‘다지기’/판매부진·재고 몸살 자동차 회장단 앞장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인화여사는 요즘 친지들을 만나면 『남편과 사실상 별거중이다』고 하소연 한다. 대부분은 깜짝 놀란다. 하지만 『회장님이 한달에 20여일 가량을 지방사업장의 사원아파트와 기숙사에서 잠자기 때문이다』는 설명을 들으면 오해는 풀린다. 정회장은 요즘 한번 지방출장을 가면 일주일 이상 현장에 머문다.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생산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며 노사협상을 앞두고 노사화합을 다지는 데도 힘쓰고 있다. 식사는 구내식당에서 사원들과 함께한다. 영암조선소와 옥계시멘트공장, 음성중장비 공장을 들를 때는 20평 규모의 사원아파트와 기숙사에 머문다. 정회장 뿐 아니다. 주요그룹 총수들과 최고경영자들은 현장을 누비고 있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경제살리기」를 위해 현장밀착 경영을 지휘하고 있다. 세계경영을 위해 한해 2백일 이상을 해외에 머물러온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요즘 그룹의 미래가 걸린 자동차사업의 「소프트랜딩」을 위해 신차발표회를 직접 주재하고 21세기 비전달성을 위한 제2관리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김회장은 최근 레간자 전국 순회발표회에 빠짐없이 참석, 「지방경영」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9일 제주를 스타트로 전국 주요도시에서 레간자발표회를 직접 주재하는 한편 지자체단체장들과 만나는 등 지역밀착형 경영에도 관심을 보였다. 오는 20일께는 군산공장 발표회에 참석,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자동차 세계경영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그룹회장은 최근 사장단회의와 그룹운영위원회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착수한 경쟁력 10% 향상과 경비 10% 절감 등 경쟁력강화실천결과를 점검하고 있다. 최종현 선경그룹회장은 오는 18일까지 울산의 (주)유공, 선경인더스트리 등 주요 공장을 방문, 업무보고를 받고 현장중시경영을 강조할 예정이다. 자동차 그룹의 회장단들은 최근 판매부진과 재고누적에 따라 어느 때 보다 바쁘다.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해외경영 추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인도·터키공장의 성공적인 건설과 함께 러시아·유고·중국 등 신규전략 시장에 생산거점 마련이 요즘 최대관심사다.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은 『현장을 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김회장은 경영회의를 영업본부에서 주재하고 사장단회의를 아산만 공장·소하리공장에서 갖는 등 현장위주의 경영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석준 쌍용그룹회장은 『일주일에 2∼3일씩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머물겠다』는 약속대로 요즘 자동차 공장을 방문, 경영정상화 방안을 찾으면서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자율경영과 스피드경영을 중시하는 이건희 삼성회장은 직접 현장에 나서지 않는 대신 경제난 타개를 위해 「내가먼저」 캠페인을 적극 전개하고 전자·금융 등 소그룹장과 사장들이 현장밀착경영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윤종룡 전자소그룹장겸 전자사장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수원·기흥·부산 등 지방사업장을 방문했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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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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