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있음
50년간 한 회사에 근무하며 26년간 CEO를 역임, 오너 같은 전문경영인으로 불리던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78)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일동제약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금기 대표이사 회장의 재선임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장은 8일 열린 이사회에서 용퇴의 뜻을 밝혔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분유 등 유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일동제약의 비상장 회사인 일동후디스 경영에 전념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의 오너(윤원영 회장)와 수십년 동안 공동으로 경영을 맡아 '오너 같은 CEO'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동제약은 "이 회장이 일동제약이 면모를 일신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
해서는 자신의 용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일동제약에만 50년 동안 근무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의 대표 의약품인 아로나민골드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로나민의 대성공으로 일동제약 창업주였던 윤용구 회장의 굳은 신임을 얻은 이 회장은 1971년 전무이사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일동제약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이후 1984년 처음 대표이사에 선임돼 지금까지 26년 동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의 용퇴 움직임은 이미 지난 4월부터 감지돼 왔다. 일동제약은 윤원영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의 3세인 윤웅섭씨를 전무이사로 승진발령 한 바 있다. 윤 전무는 기획조
정업무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또한 이금기 회장의 아들인 이준수 씨는 비슷한 시기에 일동후디스 상무로 영입됐다. 일동제약은 오너체제가, 일동후디스는 이금기 회장체제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이 일동후디스에 애정이 남다른 것은 이 회사를 사실상 이 회장이 키워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경영이 어려웠던 남양산업을 인수해 매출 1000억원대의 종합식품회사로 성장시켰다. 이금기 회장은 현재 일동후디스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