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印 진출 다국적기업 파업 몸살… 한국 기업들도 '조마조마'


노조,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ㆍ파업 줄이어…국내 기업들도 우려 목소리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생산기지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 팍스콘의 연쇄 자살사건,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파업 등과 같은 노조의 과격한 단체행동과 임금인상 요구가 이제 중국을 넘어 인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임금인상 요구가 현지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국내 진출기업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아직 우리 진출기업들의 현지공장에서는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지 않지만 최근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비용절감 효과가 퇴색하는 것은 물론 노사 갈등이 심화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의 경우 이미 비인정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생산중단 사태를 맞는 등 애로를 겪기도 했다. ◇인도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 확산=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 소재 ‘노키아 텔레콤 파크’는 지난 12일 현지 직원들과의 임금협상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13일부터 휴대폰 생산을 중단했다. 노키아 현지공장의 총 근로자 8,000여명 중 1,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노키아 인도공장에서 이 같은 노사대립이 벌어진 것은 최근 1년 사이에 벌써 세번째다. 노키아는 14일 밤 임금협상 주체인 노키아인도진보연합(NIEPU) 대표 및 주정부 관계자들과 모임을 갖고 장기적 차원에서 임금수준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NIEPU가 합의한 사안을 아직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업 재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 하리아나주의 자동차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단행해 인도 자동차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줬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코임바토르의 한 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사측의 임금동결에 항의 시위를 벌이던 중 인사 담당 경영자를 살해한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FT는 “인도인들이 두자릿수가 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임금인상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키아의 경우 노조가 5~11%(500~1,000루피)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현재 임금이 지역 내 동일산업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키아 사측은 회사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노조의 설립까지 구상중이다. ◇국내 진출기업들 불똥 우려=임금인상 요구로 인도 내 다국적 기업의 노사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국내 진출기업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최근의 분위기가 국내 기업들의 사업장에도 확산될 경우 심각한 생산차질은 물론 수년 동안 유지됐던 협조적 노사 관계가 한 순간에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차 인도 생산기지는 일부 근로자들의 공장 기습점거로 생산 중단 사태를 빚었다.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서는 지난 6월 회사측이 인정하지 않는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불법파업으로 해고된 67명의 근로자들을 복직시켜 달라고 생산 라인을 기습 점거하며 이틀간 불법 파업을 벌였다. 이로써 노조원들이 불법 장악한 제1공장 이외에 제2공장까지 이틀간 가동이 중단되면서 3,500대 가량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인도에 진출한 국내 전자업계도 최근 인도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장기적으로 부담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장병석 코트라 인도 첸나이 KBC 센터장은 “노사계약을 3년 단위로 체결하는 인도 현지 관행상 최근 국내기업들이 노사협정을 마무리하면서 아직 중국과 같은 대규모 노사분규는 일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인도도 소득상승과 함께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향후 노사갈등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볼보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인도는 아직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다소 존재하는 만큼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구축과 철저한 현지화에 더욱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는 첸나이(171곳)와 델리 인근(164곳), 뭄바이(66곳) 지역을 중심으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두산중공업, 롯데제과, 쌍용건설, 한전KPS 등 총 420여개의 국내기업이 진출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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