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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노벨상으로 통하는 호암상의 2015년 수상자가 발표됐다. 호암상은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인재제일주의' 경영이념을 기려 지난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으며 올해로 25년째 수상자를 배출했다.
호암재단은 '2015년도 제25회 호암상 수상자'를 확정해 1일 발표했다.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 △공학상 김창진 미 UCLA 교수 △의학상 김성훈 서울대 교수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 작가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 등 총 5명이다.
이들은 국내외 주요 기관과 전문인사들로부터 후보자로 추천돼 3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업적 검토 후 30명의 해외석학들로 구성된 자문단 평가 및 현장실사를 거치는 등 까다로운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부터 노벨상 수상자 2명 등 해외 저명 석학 4명이 호암상 심사위원회에 참여해 후보자의 업적을 국제적 차원에서 검증했다는 게 호암재단 측 설명이다.
과학상을 받은 천진우 교수는 나노과학의 세계적 대가로 나노물질 개발을 위한 화학적 설계기술을 확립하고 이렇게 설계한 나노입자의 크기를 조절해 MRI 조영 등에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해 이 업적을 인정받았다. 또한 '생체 나노 스위치'를 개발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소멸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등 나노과학을 의학 분야와 접목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공학상을 수상한 김창진 교수는 전기습윤 기술의 창시자로서 전위차를 이용해 액체의 습윤성과 표면장력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미세유체의 제어를 가능케 했다.
의학상 수상자인 김성훈 교수는 항암단백질 분야의 전문가로 '생체단백질 합성효소(aminoacyl-tRNA synthetase·ARS)'가 세포의 증식 및 분화·사멸에 관여한다는 새로운 사실과 이 ARS들이 암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예술상을 받은 김수자 작가는 현대미술계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대가로 '보따리' '바늘여인' '호흡' '지수화풍' 시리즈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으며 사회봉사상의 백영심 간호사 20여년 전인 1994년부터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며 현지에 병원을 설립하는 동시에 세계 각국 의료진의 봉사활동을 이끌어내 연간 20만명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반을 구축했다.
한편 이번 호암상 시상식은 오는 6월1일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며 각 수상자는 상장과 메달(순금 50돈), 3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이와 더불어 5월29일과 6월2일에는 국내외 연구자 간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호암상과 노벨상 수상자 등 국제 석학과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3회 호암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