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새영화] `케미컬 제너레이션'

과격하고 괴팍했던 영국 영화 「트레인 스포팅」의 원작자 어빈 웰시의 소설 을 폴 맥기건이 영상에 옮긴 「케미컬 제너레이션」은 엉뚱하면서도 충격적이고, 재기발랄하면서도 어둡기 짝이 없는 사회성 짙은 드라마이다.이야기는 모두 3편이 등장한다. 주인공들은 모두 빈곤층이고, 결손가정이다. 그들은 모두 마약에 중독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그들의 계급적 일상성에 중독되어 있다. 무대는 넓지 않으며 직장과 좁은 집구석, 뒷골목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답답한 사람들. 때문에 그들은 무엇인가에 중독되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에. 첫번째 이야기에는 「똥파리」 봅이 등장한다. 그는 동네축구팀에서 쫓겨나고, 변태적 섹스를 즐기려는 부모들에게 방해꾼이 되어 집에서도 쫓겨난다. 뿐만아니다. 그는 섹스 기술의 개발에 게을러터진 탓으로 옛애인에게 구박받고, 대들줄 모르는 순종미 때문에 직장에서도 정리해고된다. 유치장에 끌려가서는 폭력경찰에게 얻어터지면서도 반항할 줄을 모른다. 나이가 어느새 20줄을 훨씬 넘겼건만 부모에 의지하고 서푼어치도 안되는 우정과 애정에 매달리던 봅은 이제 남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빈털터리 신세가 된 것. 그러니 신이 노할 수밖에. 어느날 주점에 나타난 신은 봅을 저주하면서 그를 똥파리로 만들어버린다. 똥파리 신세가 되어서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복수극을 펼치려는 봅. 두번째 이야기에는 「얼간이」 조니가 나온다. 병신, 쪼다. 그러나 순정만 남은 조니. 어느날 자신을 무시했던 한 여인과 만나 결혼한다. 배가 남산만큼 부른 카타리오는 그러나 화냥끼가 넘실대는 문제녀. 누구 아기인 줄도 모르는 딸을 애지중지하면서 카타리오의 남성편력에 이를 가는 얼간이 조니. 카타리오와 그녀의 정부에게 죽도록 얻어맞으면서도 아내를 잊지 못하는 조니. 그는 첫사랑은 절대 사랑이라고 믿는 얼간이였다. 세번째 이야기에는 「멋짐이」 코코가 나온다. 누가 그를 멋지다고 해서 멋짐이가 아니고, 자칭 멋짐이이다. 코코가 애인 커스티와 술집에 갔다가 마약에 취했다. 밖에 나와 해롱거리다가 벼락을 맞았다. 순간 지척에서 아기를 낳던 제니 부부가 탄 병원차에도 벼락이 떨어졌다. 어찌된 셈인지 멋짐이 코코는 신생아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고, 아기는 코코의 영혼으로 둔갑했다. 아기가 되어 엄마의 젖을 응큼하게 빨아먹는 코코. 그가 이제는 자칭 천재란다. 「케미컬 제너레이션」은 이런 이야기들을 담았다. 어찌보면 바보들의 행진같다. 항상 열등한 봅, 한 여자를 잊지 못하는 조니, 애가 되어서야 천재 흉내를 내는 코코. 그러나 누가 그들을 비웃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프롤레타리아이며, 격렬한 사랑을 마다하지 않는 순진한 청춘들이다. 이 영화는 숨은 코드를 읽어내는게 아주 중요한 수수께끼같은 이미지를 전해준다. 또 테크노 계열의 배경음악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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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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