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동계 파업투쟁 전망] 총파업 한고비 넘겼다

노동계의 총파업 투쟁은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한국노총이 예정됐던 26일 총파업 결의를 지도부에 위임하고 민주노총은 집회 위주로 대정부 투쟁을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노사정위원회가 정상화되기전까지 당분간 노사관계제도위원회라는 한시적 기구를 구성해 노정교섭을 벌이는 가운데 노동계는 총파업 투쟁 카드를 정부에 내밀며 더많은 요구사항을 관철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당초 우려했던 산업현장의 생산차질은 크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 요구=한국노총은 24일 오후2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전국 노조대표자대회를 열어 정부의 노동계요구 수용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26일 총파업을 벌일 계획으로 총파업 돌입 여부는 25일까지 정부대응에 따라 지도부가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파업유도 의혹의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구속노동자 석방 및 원직복귀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예산편성지침 철회 공무원및 공기업, 금융권에 대한 추가인력감축 방안 철회 불법부당노동행위 근절및 단체협약 이행 강제 노동시간 단축및 임금지급 자율성 보장 등 6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한국노총은 이와함께 대정부 압박을 위해 28~30일 여당당사및 항의집회및 방문 6월말 사회보험개혁투쟁 7월이후 내각총사퇴 운동 7월17일 김대중(金大中)정권 규탄 범국민대회등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23일부터 지속하고 있는 검찰 파업유도 진상 규명과 노조탄압 저지를 위한 광화문 집회를 7월3일까지 열어 정부를 압박하고 7월4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어 파업 열기를 부추긴다는 방침이다. ◇재계 반응=한국경영자총협회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최근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으로 야기된 노동계의 파업사태에 대해 5대 대응지침을 마련, 회원사에 통보했다. 주요내용은 파업참여자에 대한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 사규에 의한 징계와 손해배상 청구 형법상 위법사항에 대한 사법처리 연월차휴가 집단사용 등에 대한 징계 파업에 따른 조업 불가능시 파업 불참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거부 등이다. 재계의 이같은 강경방침은 노동계 총파업투쟁은 물론 각 기업의 임·단협 등에도 해당하는 것이어서 개별 사업장 차원의 노사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경총은 이와함께 한국조폐공사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 발표를 통해 검찰이 파업유도 목적으로 조폐공사 옥천창과 경산창의 통합시점을 앞당겼다는 노조의 주장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대응=정부와 여당은 23일 밤늦게까지 노정실무협상을 벌인데 이어 24일 오후 한광옥(韓光玉)국민회의 노동특위위원장과 이상룡(李相龍)노동부장관이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과 이갑용(李甲用)민주노총위원장등을 잇달아 만나 파업자제를 당부했다. 노동부는 한국노총과의 실무협상 등을 통해 이달중으로 노·사·정이 참여하는 노사관계제도개선위원회 구성,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근로시간 단축, 공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 위원회는 노사정위법 시행령이 통과돼 노사정위가 정상 가동되면 자동 해산되는 한시적 기구로 만들 방침이다. 노동부는 이와함께 공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단체협약을 존중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한국노총이 예산편성지침 철폐를 주장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체신·철도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에서도 정부는 노사정위안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국노총은 추가인력감축 수용 불가를 밝히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파업 전망=노동계의 투쟁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4~5월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이 실패로 돌아간데다 현장 노조원들이 지도부의 파업 지침을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노동계는 파업보다는 집회나 농성 등으로 투쟁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노총이 26일 총파업 계획을 잡아놓고 있으나 막후협상을 통해 철회할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노동부는 설사 노동계가 총파업을 벌인다해도 현장의 참여가 저조해 생산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는 적법한 절차를 따라 파업을 벌이는 사업장은 보호하는 한편 구조조정 반대나 지도부 지침에 따라 파업을 강행하는 사업장에는 법에 따라 엄정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민병호 기자 BHMIN@ /정재홍 기자 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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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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