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2•4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분기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증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실적이 탄탄한 중형주나 가치주, 이익이 상향 조정되는 종목 등 틈새종목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빛바랜 '영업이익 5조원'=삼성전자가 이날 사상 최대의 2•4분기 실적(잠정)을 발표하고도 전날보다 0.77% 하락한 76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외 연결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분기별 영업이익이 5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외국인의 매도세와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29포인트(0.55%) 내린 1,675.6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2•4분기부터 시작된 분기별 잠정실적 발표에서 당일 주가가 4개 분기 연속 하락하는 징크스를 기록하게 됐다. 더구나 지난 1월과 4월의 경우 장중 단기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했으나 이번에는 분기 5조원대 영업이익이라는 강력한 실적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빼어난 실적이 글로벌 경기전망의 불안정성에 막혀 빛을 바랬다"며 "앞으로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면 단기 급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 실적개선이 주가하락을 지지해주는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형주•가치주 등 관심 높아질 수도=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가 호실적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자 중형주 등 '틈새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실적시즌에 중형주들의 활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형주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대형주(14.9%)나 소형주(16.1%)의 이익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형주의 경우 설비투자 확대 및 정책 모멘텀과 중소 부품•소재업체의 강화된 경쟁력 등을 갖춘 매력적인 종목들이 있다"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선별적인 투자에 나서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실적시즌에 투자해볼 만한 중형주로 에스엔유•한솔LCD•덕산하이메탈•실리콘웍스•동부하이텍•유진테크•에스엘 등을 꼽았다. 그동안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종목들이 실적시즌을 계기로 새롭게 주목 받을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일평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져 저평가 상태지만 예상보다 높은 실적으로 재평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가치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업종 평균보다 낮고 내년 주당순이익(EPS) 예상치가 올해보다 크면서 최근 한 달 새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종목으로는 신세계•대상•효성•현대건설•GS가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