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당 2억~7억대… 슈퍼카를 타는 사람들

도전 즐기는 사업가·전문직 '여가용 세컨드 카'로 애용

유명인사들 자신 드러내는 도구로… 강남·부산 고객 많아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 맞먹지만 매년 판매량 크게 늘어

벤틀리 플라잉스퍼

롤스로이스 레이스

페라리 라페라리

맥라렌 MP4-12C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팝 가수 에릭 클랩턴과 저스틴 비버,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농구 선수 앨런 아이버슨, 영화배우 휴 그랜트와 아널드 슈워제네거, 영화 배트맨의 주인공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

이들은 슈퍼카를 탄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릭 클랩턴은 이탈리아 명차 페라리 마니아로 잘 알려졌다. 페라리 512BB를 3대나 보유했다. 페라리는 그를 위해 한정판 모델 SP12 EC를 제작하기도 했다. 배트맨 시리즈를 제작한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은 주인공 브루스 웨인이 타는 차로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선택했다. 부유하고 강직한 주인공을 잘 나타내주는 차가 람보르기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거나 해외 슈퍼스타들의 전유물로 느껴지던 슈퍼카를 국내에서도 구매하는 사람들이 제법 늘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카를 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커지는 국내 슈퍼카 시장=국내 슈퍼카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대당 2억~7억원으로 웬만한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과 맞먹지만 판매량은 매년 증가세다. 페라리의 수입 판매사 FMK는 지난해 페라리 주문량이 100대를 넘어섰다고 지난달 밝혔다. 1년 전 판매량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람보르기니 역시 연 판매량 20대를 돌파했고 매년 20% 이상 성장 중이다. 람보르기니는 본사 차원에서 직접 한국 시장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국내에 판매망이 없던 슈퍼카 브랜드도 하나둘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영국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은 오는 29일 공식 판매 전시장을 열고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영국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은 지난달 25일 국내 공식 론칭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슈퍼카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다. 보통 고성능차 정도로 풀어서 설명한다. 일각에서는 최고 속도 시속 300㎞ 이상, 최고 출력 400마력 이상,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3초 이하 등의 기준으로 말하기도 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슈퍼카를 슈퍼 스포츠카와 슈퍼 럭셔리카로 구분한다. 슈퍼 스포츠카는 말 그대로 주행 성능에 집중한 차다. 람보르기니·페라리·맥라렌이 대표적이다. 슈퍼 럭셔리카는 강력한 주행성능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내·외관을 뽐내는 차를 말한다. 영국 여왕의 차 롤스로이스와 벤틀리가 있다. 보통 슈퍼카라고 하면 슈퍼 스포츠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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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공식 수입판매사가 있는 슈퍼카 브랜드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다. 달리는 것에 모든 것을 집중한 차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뚜렷한 차이점도 있다. 업계에서는 람보르기니를 남자, 페라리를 여자에 비유한다. 특별한 장식 없이 직선을 강조한 람보르기니는 투박함이 매력이다. 페라리는 곡선과 아름다움, 우아함과 조화를 중시한다. 람보르기니의 마크인 황소와 페라리의 마크인 말이 두 브랜드의 차이를 명확하게 말해준다. 람보르기니는 노란색, 페라리는 붉은색으로 대표된다.

람보르기니를 대표하는 모델에는 우라칸과 아벤타도르가 있다. 두 모델 이름 모두 투우 경기에서 활약했던 황소의 이름을 따왔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우라칸 LP 610-4'는 5.2ℓ V10 엔진이 달려 최고 610마력의 힘을 낸다. 제로백은 3.2초, 최고 속도는 시속 325㎞다. 가격은 3억원부터다. 람보르기니의 베스트셀링 모델 '아벤타도르 LP 700-4'는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한 차다. 6.5ℓ V12 엔진이 장착돼 최고 출력 700마력을 낸다. 제로백은 2.9초, 최고 속도는 시속 350㎞다. 국내 판매가격은 6억~7억원이다.

페라리는 람보르기니보다 모델 라인업이 다양하다. 페라리는 한정판 모델과 양산 모델로 나눠진다. 최근 페라리를 대표하는 양산 모델은 '캘리포니아 T'다. 3.8ℓ 트윈 터보 V8 엔진을 장착해 최고 560마력의 힘을 낸다. 최고 속력은 시속 316㎞, 제로백은 3.6초다. 가격은 2억8,000만원부터다. 한정판 모델 '라 페라리'는 6.3ℓ V12 엔진을 장착, 최고 800마력의 힘을 낸다. 최고 속도는 시속 350㎞다. 가격은 19억원 정도다.

◇꿈의 슈퍼카, 누가 타나=국내에서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슈퍼카를 타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동훈 람보르기니서울 사장은 "20~70대 사업가부터 전문직 종사자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며 "도전을 즐기는 성향의 고객이 많고 주로 여가용 세컨드 카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페라리를 수입 판매하는 FMK의 엄진환 전무는 "국내 페라리 고객은 주로 40~50대 남성 고객이 많다"며 "페라리 이미지처럼 디자인과 예술에 조예가 깊고 열정적인 성향의 고객이 많은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수입 판매사들은 고객 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렸다. 높은 차 가격이 말해주듯 대부분 고객은 유명인사라고 귀띔했다. 거주지역은 서울 강남과 부산이 많다고 설명했다.

슈퍼카 고객들은 공통적으로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업체들은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슈퍼카뿐만 아니라 이제 차는 단순히 탈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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