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따뜻한 시민의 눈으로 스마트사회를

수도권에 사는 평범한 시민 한 사람이 CCTV에 찍히는 횟수가 하루 평균 83회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노출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1시간, 거리에 다닐 때 평균 9초마다 한번씩 CCTV에 찍힌다고 한다. 교통법규위반 단속과 범죄예방 등의 목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한 감시카메라가 어린이 보호, 교통상황 정보제공, 도로 등 시설물 관리, 재난재해 대비 등 행정목적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도로ㆍ주택가ㆍ학교 등은 물론 심지어 목욕탕ㆍ탈의실에까지 설치된 카메라의 확산으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브라더 시대의 도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통제나 감독보다는 보다 투명하고 건강하며 질서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의 희망과 협조가 건전한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본 세상을 알리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시민기자, 공공시설의 오염이나 훼손 발견시 사진촬영을 통해 즉시 신고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블랙박스에 포착되는 교통질서 위반 행위를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블랙박스 동호회 회원들에 이르기까지 누가 시킨 것도, 어떠한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위험하거나 불합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한 시민의 눈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사회는 현대의 지식정보사회에서 진화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생활양식과 일하는 방식, 사회문화 전반이 업그레이드 된 선진일류국가인 스마트사회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사회에서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즉시 반영하는 공간정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2007년에 영국에서 시작된 '픽스 마이스트리트 운동'은 고장난 신호등, 움푹 팬 자전거길 등 거리에서 고쳐야 할 문제점을 사진으로 찍어 신고하는 '공익 파파라치 운동'이다. 가까운 것에서부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려는 따뜻한 시민의 노력은 전세계적인 귀감이 되고 있다. 스마트사회의 카메라는 더 이상 시민을 감시하거나 잘못을 들춰내는 수단이 아니라 시민의 협조와 참여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걸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 따뜻하고 질서 있는 포근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구이다. 이제 CCTV는 더 이상 감시카메라가 아니며 '자율 카메라'나 '시민의 눈'으로 불려야 할 것이다. 시민 모두의 안전과 공익을 지키는 따뜻한 눈의 자율 카메라이다. 스마트사회는 깨끗하고 질서 있는 사회를 내 손으로 만들겠다는 시민들의 의식 개혁과 적극적 참여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기술을 통한 인본주의 실천, 보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의 눈'은 앞으로 더욱 확장돼야 한다. 따뜻한 마음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렌즈의 온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답고 투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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