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위기 이후 소득불평등 심화

■ KDI 소득분배 토론회고용확충등 분배구조 개선해야 외환위기 이후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 이유는 가구당 취업자수 감소가 주원인이며 향후 분배 구조를 개선하려면 고용을 늘이려는 노력이 중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정부가 이용하는 불평등 관련 통계는 자영업자의 소득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등 통계상 문제점이 많으므로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각종 통계를 공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소득분배토론회에서 유경준 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크게 줄어든 가구는 실업과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자수 감소가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며 분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고용증가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진권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하기 위한 각종 통계가 공개돼야 한다"며 "국세청 통계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관리공단이나 건강보험관리공단, 고용보험 통계도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주제발표의 주요내용. ◆ 소득 불평등 심화와 그 원인(유경준 KDI 연구위원) 지니계수가 외환위기 이전 약 0.26에서 이후 0.29로 나타났다. 지니계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소득불평등이 더욱 심화된 것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이후 소득불평등도가 심화된 것은 소득증가 가구와 감소 가구에 똑같이 일어난 비경상소득의 변동과 소득하락 가구에서 나타나는 취업자수의 감소가 주요한 원인이다. 비경상소득이 줄어 가구소득이 감소한 경우는 대부분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금 등의 감소가 주원인으로 일시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소득향상 가구의 비경상소득이 증가하는 것은 정보기술(IT) 산업 발전과 이에 따른 금융소득 증가에 힘입은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으로 분배구조의 지속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산층이 붕괴됐다는 일부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중간층과 중하층을 포함한 중산층의 비율은 외환위기 전인 지난 95년 69%에서 99년 64.8%까지 축소됐지만 지난해에는 66.1%로 다시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 소득분배 통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현진권 조세연구원 연구위원) 가구소득과 임금소득의 불평등도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실태조사로는 통계청의 ▲ 도시가계조사 ▲ 가구소비실태조사 ▲ 농가경제통계조사 ▲ 사회통계조사, 노동부의 ▲ 임금구조기본실태조사 ▲ 소규모 사업체실태조사 등이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외환위기 이후에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는 근거로 지니계수를 널리 이용하고 있지만 이는 자영업자와 1인 가구, 농어가와 무직가구 등이 제외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정확한 지니계수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전가구의 63.8%만이 모집단의 대상가구며 조사가구의 60% 정도만 소득통계의 공표대상으로 포함돼 실제로 전가구의 38.3%만을 대상으로 한 소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소득분배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우려면 통계청의 도시가계조사에서 근로자 외에 조사만 하고 발표는 하지 않는 자영업자의 소득 등에 대한 공개가 선행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하려면 통계청의 조사소득과 국세청의 신고소득을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 현재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도시가계조사에서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조사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이를 먼저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또 통계청의 자영업자 신고소득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의 소득이 과소보고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사항이지만 이런 문제가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다. 이 같은 자료는 국세청 데이터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관리공단이나 건강보험관리공단, 고용보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공개해야 한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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