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기회의 땅 파키스탄

송종환 파키스탄 대사


파키스탄하면 테러가 연상되고 위험한 나라라는 인상이 짙다. 지난해 5월 총선 승리로 세 번째 집권한 샤리프 정부가 치안회복을 위한 강력한 작전을 펴고 있으나 파키스탄 탈레반 등에 의한 테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테러는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한 서북부 지역과 이란과 접경하고 있는 서남부 지역에서 빈발하고 있으며 카라치 등 인구가 집중된 일부 대도시에서도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테러 이외에도 파키스탄이 안고 있는 문제는 경제다.


전자·철강 외 발전 사업 적극 참여를

2012·2013년도 3.6%의 낮은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 1,368달러, 외환보유액은 80억달러에 불과하다. 수입 450억달러, 수출 245억달러로 무역수지 적자는 205억달러에 달하며 그나마 상당 부분은 해외근로자 송금 139억달러 등으로 보충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2013년 총선을 통해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져 정치적 안정이 기대되고 있다. 경제회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친기업적 정책에 따라 지난해 7~12월 외국인들의 파키스탄 투자액은 5억200만달러에 이르렀다. 지난해 카라치 증시가 연간 49%의 큰 폭의 상승을 하고 대규모 제조업 생산지수도 8.4% 상승해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파키스탄의 경제를 '안정(stable)'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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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골드만삭스는 세계 각국의 미래성장 전망을 발표하면서 파키스탄을 브릭스(BRICs)에 다음 가는 국가그룹에 포함한 바 있고 최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파키스탄 고위 당국자에게 국제통화기금(IMF)이 파키스탄에 67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면서 제시한 경제개혁이 이뤄지고 여성 및 소수민족의 파키스탄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된다면 파키스탄이 미래의 경제 대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석탄·가스·구리·금·철광석 등 풍부한 광물자원과 18~40세의 인구가 전체의 57%인 1억명이나 된다. 여기에 월 최저임금 100달러 수준의 낮은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영어와 컴퓨터에 능한 숙련 기술자와 엔지니어들도 많다. 아울러 파키스탄이 육지로는 서남·중앙아시아, 중국, 중동을 연결하는 통로임과 동시에 해양으로는 페르시아만 입구여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위치에 있다. 인구는 세계 6위(1억9,000만명)로 유망한 소비시장이다.

기회는 모두가 어렵고 위기라고 할 때 선점될 수 있다. 중국이 과실송금(대외송금)을 허용하지 않았던 환경에서도 1992년 수교에 앞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의 잠재력을 보고 진출한 것을 파키스탄에서 재현해야 한다.

정치 안정되고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이미 진출해 있는 전자·화학·제과·철강·철도·건설 등 인프라 개발 분야에 더해 2017년까지 부족한 전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현지 정부정책에 맞춰 수·화력 발전사업도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전국민의 66%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새마을 운동을 전수할 여지도 크다. 지난 1월 국회의장이 이끄는 여야 의원 대표단이 국가정상급 수준의 예우를 받으며 처음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계 인사의 인적·물적 교류와 투자가 확대돼 파키스탄이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진출할 또 하나의 블루오션이 되기를 기대한다.

단기간 우리 기업 3,000여개가 진출한 베트남 수준에는 못 미치겠지만 언젠가는 파키스탄에 국적 직항기가 취항하고 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이 파키스탄 시장을 누비는 날이 올 것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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