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4일] 세계 첫 슈퍼마켓 등장

박민수 <편집위원>

동네 구멍가게도 ‘슈퍼마켓’으로 이름을 바꿔야 물건이 더 잘 팔린다. 슈퍼마켓에 가면 왠지 구멍가게보다는 훨씬 더 값싸고 신선한 물건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웬만한 구멍가게는 다 슈퍼마켓으로 이름을 바꿨다. 슈퍼마켓이 처음 등장한 곳은 미국이었다. 1930년 8월4일 뉴욕시 변두리 퀸스의 자메이카 거리. 사업가 마이클 컬렌은 번잡한 쇼핑가에서 몇 블록 떨어진 한적한 이곳에 ‘킹 컬렌’이라는 빨간 글씨의 간판을 내걸었다. 컬렌은 어제까지 헌 차고였던 200여평의 낡은 건물을 매장으로 바꾸고 골목골목 줄 지은 선반 위에 통조림과 빵ㆍ과일 등 식품을 진열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찾아 바구니에 담았다. 이렇게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슈퍼마켓이 탄생했다. 창업자 컬렌은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18세 때부터 상점 점원으로 일하면서 장사감각을 익혔다. 또 변화에도 적극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대공황과 대도시화, 자동차 대량 보급이라는 시대변화 속에서 값싸고 빠르게 대량구매를 유도한 컬렌의 아이디어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가격파괴를 주도한 컬렌은 가게 넓이를 당시 식품점보다 세 배 이상 확대했다. 또 손님들이 직접 물건을 고르는 셀프서비스로 점원 수를 대폭 줄여 상품 가격을 확 낮췄다. 자동차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주차장도 더 넓게 만들었다. 손님은 갈수록 늘어났고 창업 2년 만에 킹 컬렌은 미국 최대의 슈퍼마켓으로 성장했다. 이와 유사한 대형 상점들이 1930년대 중반까지 미국 전역에 생겨났다. 물론 1970년대 초반에는 한국에도 상륙했다. 그러나 슈퍼마켓 역시 세월이 흐르며 상품 구색과 가격을 달리하는 편의점과 복합점, 대형 할인점 등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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