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퍼펙트 머더'

요즘 할리우드에서 잘 나가는 신성 기네스 펠트로와 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연한 영화 「퍼펙트 머더」(Perfect Murder)는 B급 오락영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도망자」 「체인 리액션」 「언더시즈」등 흥행작들을 만들었던 앤드류 데이비스가 감독을 맡았으니 영화가 그렇게 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청초한 이미지의 펠트로가 요염하게 벗은 모습도 하나의 볼거리(?). 진실된 애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스티븐 테일러(마이클 더글러스)와 데이빗 쇼(비고 모텐슨)가 에밀리 브랜포드 테일러(기네스 펠트로)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가 오히려 그들이 당한다는게 이 영화의 기본 플롯이다. 제목 그대로 완전범죄를 꿈꾸던 탐욕스런 남편이 막판에 좌절한다는 얘기다. 돈과 명예를 모두 소유한 스티븐과 에밀리는 뉴욕 최상층부에 속하는 유한계급 부부이다. 그러나 나이차를 이기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미술의 마력에 빠져서인지 에밀리는 가난하지만 매력적인 무명 화가 데이빗 쇼와 불륜의 관계를 맺는다. 남편에 대한 약간의 양심의 가책과 함께. 그러나 남편 스티븐은 분노하기는 커녕 오히려 쾌재를 부른다. 채권투자가 잘못돼 파산직전이었던 스티븐은 아내의 정부를 찾아가 여자를 죽이면 5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한다. 에밀리는 수억 달러의 재산가였던 것이다. 원래 돈많은 여자를 후리는데 탁월한 재주를 지니고 있던 쇼는 사실 에밀리에게도 돈을 뜯어낼 요량으로 접근했던 것. 자신의 전과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과 50만 달러라는 유혹에 넘어간 쇼는 에밀리를 죽이기로 합의하는데. 이때부터 영화는 한 여자를 죽이려는 남편과 정부 그리고 여인의 살아남기가 숨박꼭질처럼 이어진다. 첫번째 살해기도가 실패했기 때문에 일은 꼬여가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이용하려는 흉계가 섬뜩하게 전개되는데, 순진한 여성 에밀리는 신의 가호를 입은 탓인지 남자들의 덫에 쉽게 빠져들지 않는다. 아내를 죽여달라는 스티븐의 음성을 녹음해 오히려 협박에 나서는 쇼. 이때부터 영화는 살해시도에서 살해음모 감추기로 반전된다. 영화는 몇가지 단점과 장점을 함께 갖추고 있다. 완벽하게 끝날 것 같았던 스티븐의 음모가 클라이막스에서 반전되는 대목은 어쩐지 억지스럽다. 돈많은 에밀리가 왜 나이차가 많은 스티븐과 결혼했는지도 이상하고, 아내에 대한 남편의 애증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애매하다. 영화에서 그림이 많이 등장하고 실재 작업하는 과정도 나오는데 유치하지 않고 그럴듯해 할리우드 영화가 그렇게 쉽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용웅 기자】 <<일*간*스*포*츠 연중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