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브랜드들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화장품과 식품 등 유통산업 부문에서 경기침체기에 두드러졌던 1등 브랜드 쏠림현상이 소비회복 기운에 영향을 받아 점차 사그라지는 가운데 2등 브랜드들이 강력한 마케팅을 통해 크게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과 한국야쿠르트, 엔프라니 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반적으로 소비가 살아나는 분위기에 맞춰 화장품과 커리 및 두부, 라면과 오픈마켓 등 각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며 1등 브랜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엔프라니의 셉과 LG생활건강•미샤가 대표적이다. 엔프라니의 홈쇼핑 전문 화장품 '셉'은 론칭 1년 만에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홈쇼핑화장품에서 지존 자리를 구축하고 있는 '조성아 루나(GS홈쇼핑 집계 기준 지난해 매출 367억원)'와 맞먹는 수치다. 특히 '셉'은 '루나'와 같은 시간에 방송됐던 지난해 9월29일 프로그램에서 4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루나(3억5,000만원)를 꺾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브랜드숍에서는 미샤의 성장이 눈길을 끈다. 미샤는 지난해 지난 2008년 1,011억원보다 68% 이상 성장한 1,8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 브랜드숍 시장에서 스킨푸드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김혜수•이병헌 등 톱스타를 모델로 내세우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도 최근 더페이스샵을 인수하면서 화장품 최강자 아모레퍼시픽을 긴장시키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은 2008년 5,348억원이었지만 더페이스샵을 포함할 경우 단숨에 7,600억원대로 올라간다. 시장점유율도 16%에서 23%로 끌어올린 상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두부와 커리 시장에서 선전하며 이 부문 절대강자였던 오뚜기와 풀무원을 위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두부 매출은 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가량 신장했다. 평균 23%대에 머물렀던 시장점유율(AC닐슨 기준)도 지난해 8월에는 27.6%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 '커리=오뚜기'라는 공식을 흔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액상레토르트 커리시장에서 지난해 9월 33.1%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2008년(18.6%)보다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커리 매출은 전년 대비 30% 신장한 약 1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 속에 대상도 최근 커리시장에 재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분말커리에 집중해 오뚜기와 제대로 한판 붙을 예정이다. 라면시장에서는 한국야쿠르트가 절대 지존 농심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지난해 라면 부문 예상 매출액은 1,550억원으로 2008년보다 22%가량 성장했다. 특히 농심 '너구리'를 타깃으로 내놓은 '일품해물라면'이 지난해 약 150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60%나 신장하고 GS리테일 PB상품이었던 '틈새라면'의 유통망을 전 마트로 확장한 것이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오픈마켓에서는 11번가가 지난해 거래규모 1조7,000억원으로 전년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마켓과 옥션이 합병돼 한 그룹으로 보면 인터파크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