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들이 모델료 인상 자제를 합의한 지 1년 만에 다시 앞다퉈 올려 거품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직후인 지난해초 화장품협회 회원사들은 가능한 한 화장품 모델료를 1억원 이하로 낮추고 기존 계약분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 재계약 시즌을 맞은 모델들의 인상요구를 화장품 업체들이 수용, 모델료가 대부분 50~100%씩 대폭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미화장품은 전속모델 김희선과 최근 연간 2억5,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김희선은 당초 3년간 10억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1억5,000만원을 받았다.
기존 브랜드 「바센」에 이어 새브랜드 「이음」에서도 고소영을 기용키로 한 한불화장품 역시 모델료를 2억5,000만원으로 올려주었다.
한불은 지난해에는 97년의 2억원에서 3,000만원 깎은 1억7,000만원에 계약했으나 올해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고소영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2억5,000만원으로 올렸다.
나드리화장품도 지난해 모델료 인하의 본보기로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최진실과 계약했으나 올해는 2억원으로 인상했다.
이처럼 모델에 끌려가는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판적이다. 화장품이 특성상 여타 업종에 비해 모델 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이같은 파격적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까닭이다. 【이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