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대형마트 트렌드된 고가상품 가격 파괴

유통단계 축소·직매입 통해 가격 내릴 수 있는 여지 커<br>랍스타·홍삼·해외 명품 등 소비자 인기 끌며 완판행진

롯데빅마켓 '캐나다구스'

롯데마트 '인삼'

이마트 '헝가리산 구스다운 이불'

이마트 '랍스터'

대형마트업계가 장기 실적 부진에 대한 돌파구의 하나로 뽑아든 '고가 상품 가격 파괴' 전략이 잇따라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고가 상품의 경우 박리다매를 강조하는 저가 상품과 달리 유통단계 축소나 직매입 등을 통해 가격을 추가적으로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커 업체 측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하기에 적합한데다 과거와 달리 대형마트 상품에 대해 기대치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도 맞출 수 있어 연달아 히트를 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해외소싱팀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헝가리산 구스다운 이불'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섰다. 지난 10월 준비한 물량 4,000장이 모두 동났기 때문이다. 침구류 중에서 프리미엄급 상품으로 꼽히는 헝가리산 구스다운 이불의 이마트 판매가는 퀸사이즈 기준으로 25만9,000원. 백화점 등 기존 고가 유통채널의 유사 상품 판매가가 100만원대를 웃돌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마트의 판매가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김수경 이마트 침구 바이어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추세"라며 "마트내 다른 침구 상품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지만 해외소싱과 사전 기획으로 가격을 낮춘 만큼 다른 채널의 유사 상품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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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합리적 가격을 내세워 매진 사례를 기록한 프리미엄급 상품은 구스다운 이불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미국에서 들여와 9,900원에 판매했던 랍스터는 일주일만에 10만마리가 완판됐다.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의 식재료의 대명사로 꼽히는 랍스터가 대형마트에 등장하자 소비자들은 줄을 서서 구입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였다. 또 지난 달 24일 선보였던 이마트의 PL(자사 상표) '6년근 홍삼정'은 판매 이틀 만에 준비 물량 2,000개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재입고를 기다리겠다는 구매 예약건수도 6,000건을 기록했다. 이마트 '6년근 홍삼정(240g)' 의 가격은 9만9,000원으로 대형마트의 기존 건강식품 가격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지만 유명 브랜드 유사 상품과 비교하면 최고 50% 저렴하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이종훈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품 정보를 접하다 보니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들도 이제는 단순히 저렴한 상품이 아닌 프리미엄급 제품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팀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통 구조 단순화를 통해 상품력이 높은 PL을 출시하고 해외소싱을 통해 품질이 검증된 해외브랜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는 랍스터, 인삼, 아일랜드 연어 등을, 롯데마트 빅마켓에서는 병행수입한 샤넬, 버버리, 캐나다구스 등을 낮은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인삼의 경우 지난 7월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가격을 낮춰 판매한 결과 일주일 만에 5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는 평소 인삼 월평균 판매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우영문 롯데마트 채소팀장은 "인삼 기획 상품 가격은 5만원으로, 시중 유사 상품 가격의 절반 수준"이라며 "가격을 낮추면서도 믿을 수 있는 생산자와 거래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상품 신뢰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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