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ㆍ국정원 등에 존안자료로 분산된 고위공직자 등 인사자료의 관리업무가 중앙인사위로 일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효율성ㆍ투명성ㆍ공정성에 중점을 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인사제도 개선ㆍ개혁방향에 따른 것이다.
노 당선자의 한 핵심측근은 16일 “청와대ㆍ국정원ㆍ기무사 등 각 곳에 혼재돼 있는 인사자료를 중앙인사위로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중앙인사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해 인사자료 관리를 중앙인사위로 일원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국정원이나 기무사 등에서 이른바 존안자료를 관리하는 것은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자료를 통해 공정한 인사를 꾀하도록 하고 기존 인사위의 평면적 인사자료를 한층 과학적이고 상세하게 구체화하는 방안도 강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인사위도 이같은 노 당선자의 뜻에 따라 인사자료 DB(데이터베이스) 재구축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앙인사위의 자료에는 3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프로필 수준 정도가 자료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대폭 강화해 인사 대상자의 저술ㆍ기고문ㆍ실적 등에 대한 평가 등도 곁들여 특정정책에 대한 인사의 가치관 등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대상 범위도 확대해 공직자뿐만 아니라 학계나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민간부문 인사들까지도 자료화해 언제든 교류가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이 측근은 “최근 노 당선자가 조각 구상을 하면서 청와대와 국정원ㆍ기무사 등의 존안자료는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면서 “주관적 의견이 많이 섞인 이들 자료보다는 좀 부족하더라도 객관적인 자료가 더 낫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인사위의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다면평가 등을 통해 인선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희상 새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는 15일 “국무총리 후보 60명중 개혁성과 도덕성을 두루 갖춘 사람은 단 한명뿐이더라”며 지난해 여름 총리 인사 청문회 준비과정에 얽힌 비화를 설명하면서 기존 인사파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노 당선자는 지난 8일 중앙인사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사에 부닥치니 가장 어려운 게 정무직 인사자료”라며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인물`에 대한 자료가 준비돼 제한없이 활용돼야 하는데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면서 “인사자료는 국가에서 일상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