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사 "중국산 후판 수입 늘리자"

"품질 좋아지고 日 철강사 가격인상 견제효과"<br>삼성·현대중공업 등 수입물량 확대 적극 나서


‘중국산 후판 수입 늘려볼까?’ 국내 조선사들이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을 늘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이는 최근 중국산 철강재의 품질이 범용재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개선되는 있는 가운데 후판 등 고부가가치용 강재 품질도 상당히 안정됐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은 최근 중국 철강사를 잇따라 방문,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을 늘리기 위한 협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중공업의 강재 구매 관계자들은 지난 10~14일 동안 중국의 바오산강철 등을 방문해 수입 물량을 늘리기 위한 현지 실사 작업을 벌였다. 지난 해 2만톤을 수입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10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아래 최종 품질 점검을 위한 방문인 셈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중국 물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 17~21일까지 수도강철과 바오산강철 등을 방문해 협상을 진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산 후판을 5만톤 수입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45만톤까지 대폭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산 후판 수입을 앞다퉈 늘리려는 것은 이들 제품이 실제 선박 건조에 투입하는 데 품질상의 문제가 현격하게 줄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격도 일본산 등에 비해 톤당 100달러 가까이 저렴해 원가 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미 바오산강철의 LNG선박용 후판은 미국의 선급협회인 ABS 검사를 통과해 중국내 한 조선사와 8,000톤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바오산강철이 체결한 공급 계약은 중국이 처음으로 LNG선용 후판의 일부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중국산 후판 제품이 향후 품질 논란에서 자유로워져 전 세계를 상대로 후판 영업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사가 중국 철강사에 러브콜을 보내는 또 다른 이유는 더 이상 일본 철강사의 손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전략도 깔려있다. 중국산 의존도를 끌어올림으로써 일본 철강업체에 대해 직간접적인 압박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최근 한국 조선소를 상대로 오는 4ㆍ4분기와 내년 1ㆍ4분기 선박용 후판 가격을 톤당 100달러 가량 인상(680달러) 해줄 것을 요구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철강사들이 자국 조선사에게는 국제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후판을 공급해주면서 한국 조선사에겐 이들보다 최고 160달러(톤당) 비싸게 공급하겠다는 것은 횡포“라며 “중국산 수입 비중을 높임으로써 후판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효과는 물론 일본 철강사와의 가격협상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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