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고객과의 通心이 자산관리의 기본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


최근 2~3년간 펀드 판매보수나 랩수수료가 비싸다는 문제제기가 나온 것은 금융회사들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펀드 손실이 커지자 펀드를 판매한 은행ㆍ증권사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판매보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인식에 펀드보수 인하 문제가 제기됐다. 주식형펀드의 운용결과가 좋지 못했던 것에 대한 화살이 자산운용사보다 펀드 판매사에 더 크게 전가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운용을 잘못한 운용사 보수는 전혀 변동이 없었던 반면 애꿎은 판매사 보수만 낮추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편 증권사들이 스스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자산운용에 반영할 수 있는 랩어카운트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느닷없이 랩수수료가 비싸다는 의견이 일부 증권사들에서 제기됐다. 이런 지적이 진심으로 고객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랩시장 후발 증권사로서의 열세를 만회하려는 계산된 전략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자산 운용사나 랩 후발증권사들은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을 하기 전에 '고객이 만족할만한 금융상품'을 먼저 제공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날 주식형펀드 운용성과 부진의 책임이 일방적으로 펀드 판매사에 전가된 후 펀드시장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최근 들어 랩수수료 인하논쟁 이후 이 시장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펀드시장이 위축되기 전에 자산운용사와 펀드판매사가 고객의 투자실패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고객을 위한 올바른 자산관리 방법을 의논해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했다면 펀드시장이 이렇게 위축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 1.0% 미만 랩어카운트 수수료 차이를 논쟁하는 것보다 자산관리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했다면 랩이 자산관리시장에서 더 빨리 정착을 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수요자 중심의 금융상품 시장'이 열리고 있다. 고객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금융회사끼리 이기적인 행보를 나타낸다면 고객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사들이 고객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금융상품을 제공하거나 랩을 운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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