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에 컴퓨터산업은 한 나라의 경제발전과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전략산업이다. 이의 발전은 세계적으로 국가적인 정책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 각국은 범정부적인 정보화 및 정보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해 미래 정보화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정보산업 진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에비해 우리나라는 PC본체 등 중심품목의 경우 대외 경쟁력의 약화로 수출이 감소되는 등 침체일로를 걷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육성의지와 전략적인 진흥계획 추진이 미흡하여 정보화 기반산업으로서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내시장에서도 건전한 시장환경 조성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전산망 등 정부조달시장에서 컴퓨터 저가구매 관행은 국내 컴퓨터산업을 위축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어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행정전산망용 PC의 저가구매는 국내 PC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기술개발 등 기업의 투자여력을 약화시켜 국내 PC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고 있어 이의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의 최저가낙찰제도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PC구매는 기업간 건전한 경쟁유도를 통한 조달의 효율성 달성이라는 정부조달정책의 취지를 넘어 업체간 과당경쟁을 통한 무조건적인 저가구매라는 폐해를 낳고 있어 제도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대한 개선방안으로 첫째, 현재 최저가낙찰제로 낙찰자를 결정하게 되어 있는 낙찰자 결정방식을 예정가격 이하로 입찰한 자 중 예정가격의 1백분의90 이상으로 입찰한 자로 개선해야 한다. 다시말해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소위 제한적 최저가낙찰제도로 변경하여 무분별한 저가응찰로 가격질서가 파괴되는 것이 예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현행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다른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가격 뿐만 아니라 품질 등 다른 요소를 같이 포함하여 낙찰자 결정의 기준으로 삼는 종합낙찰제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종합낙찰제는 현재 변압기, 모터, 펌프 등과 함께 범용패키지 소프트웨어, 정보통신기기 등의 정보산업제품이 적용대상 품목으로 고시되어 있으나 PC에 대해서는 발주처인 조달청에서 이를 시행치 않고 있다. 종합낙찰제에서는 입찰가격 외에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가장 경제성있는 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격 일변도의 저가낙찰을 지양할 수 있다.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산업 관련제품이 고도의 기술력과 다양한 성능을 가진 기술집약적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러한 점이 고려되지 못한 채 일반공산품과 같이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돼 PC제품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한 기능에 의한 구매제품 차별화를 유도하지 못했다.
셋째, 입찰자의 응찰기준이 되는 예정가격을 어느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해야 한다. 현재 행정망용 PC입찰에 있어 예정가격 책정은 전에 행해진 입찰에 있어서의 낙찰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부당히 낮은 가격이 기준이 되고 있으며 이것이 기준이 되어 다시 입찰이 행해지므로 저가응찰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예정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PC구매에서의 예정가격 결정이 PC기업이 적법하게 지불하고 있는 로열티 등 모든 원가요소를 반영하고 정상적인 시장에서의 일반적인 거래조건에 따라 형성되는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 국내 PC산업은 정보화의 중추산업으로서 우리나라 정보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과 관련한 유효한 수단으로서 조달정책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는 컴퓨터산업을 미래주도산업으로서 육성·발전시킨다는 투철한 의지를 가지고 PC구매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약력
▲35년 서울 출생 ▲건국대 경제학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사 ▲한국유전공학실무추진위원회 위원 ▲대통령비서실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자문회의 위원
